‘계양을 빅매치’ 원희룡…이재명과 ‘공개대립’ 조광한·장영하도 단수공천
‘용산 참모’ 전희경 본선행…김은혜·장성민·김기흥 등은 경선 가능성
‘檢 출신’ 최기식·심재돈 공천…’인천 촌구석’ 발언 논란 정승연도 공천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국민의힘이 15일 발표한 경기·인천 지역 단수공천 대상자 명단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저격수를 자처한 후보들이 다수 포함됐다.
우선 이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사표를 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원하던 지역에 공천받게 됐다.
이 대표의 계양을 출마가 확정된다면 두 사람 간 ‘빅매치’가 성사되는 셈이다.
원 전 장관은 “국회를 방탄용으로 쓰는 돌덩이를 치워 버리겠다”며 이 대표와 결전을 벼르고 있다.
이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른바 ‘자객 공천’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한 위원장은 지난 달 인천시당 신년회에서 직접 원 전 장관을 이 대표의 맞상대로 소개하면서 “이 대표가 출마하는 곳에서 우리가 승리하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고 1석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공천 명단에 포함된 조광한(경기 남양주병) 전 남양주시장 역시 이 대표를 저격해 온 야권 출신 인사다.
조 전 시장은 민주당 소속 남양주시장 시절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와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 하천정비 사업 원조 논란 등으로 공개 갈등을 이어오다 2022년 민주당을 탈당하고 지난해 9월 국민의힘에 영입됐다.
경기 성남 수정에서 공천받은 장영하 변호사는 지난 대선 국면에서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의혹을 조명한 책 ‘굿바이, 이재명’ 저자다.
이 대표가 시장을 지낸 성남에서 이 대표를 정조준하겠다는 각오를 벼르고 있다. 장 변호사는 이 대표의 ‘조폭 연루설’을 제기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국민의힘은 이른바 ‘수원벨트’ 공천도 조기에 결정했다.
수원 지역구 5곳 중 당 영입인재인 김현준(수원갑) 전 국세청장, 방문규(수원병)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수정(수원정) 경기대 교수 등 3명이 공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도 탈환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직전 총선에서 참패했던 수원에서 경쟁력 있고 참신한 인사들을 최대한 빨리 후보로 확정함으로써 이들이 일찌감치 본선에 집중할 수 있게 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전날 발표된 서울 단수공천 명단에서 용산 참모나 내각 출신 인사는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이 유일했지만, 이날 명단에는 전희경(경기 의정부갑) 전 대통령실 정무1비서관이 포함됐다. 윤석열 정부 출신인 원희룡, 방문규 전 장관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들이 공천받은 의정부갑, 계양을, 수원병 모두 현역 의원이 민주당 소속이고 전통적으로 국민의힘 계열 정당들이 열세를 보인 ‘험지’로 꼽힌다.
용산 참모 출신 가운데 김은혜(경기 성남 분당을)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 장성민(경기 안산 상록갑)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김기흥(인천 연수을)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 전지현(경기 구리)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은 이날 단수공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 지역에선 경선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최승재(경기 광명갑), 한무경(경기 평택갑), 김성원(경기 동두천·연천) 의원과 심재철(경기 안양시 동안을) 전 국회 부의장 등도 단수공천 명단에서 제외돼 다른 예비후보들과 경선 가능성이 커졌다.
검사 출신 중에서는 한동훈 위원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최기식(경기 의왕·과천) 전 차장검사와 심재돈(인천 동구·미추홀갑) 전 부장검사가 단수공천 명단에 포함됐다. 심 전 부장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기수 후배로, 대검 중수부에서 윤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직전 총선에서 ‘인천 촌구석’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정승연(인천 연수갑) 전 당협위원장은 이번에도 같은 지역에 공천받게 됐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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