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보고서…여성 연구인력 및 해외 전문인력 확대·AI 활용 등 대책 제시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급감을 극복하려면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15일 발표한 ‘저출산·고령화의 성장 제약 완화를 위한 생산성 향상 방안’ 보고서에서 인구 문제에 따른 한국 경제 성장률 추이를 전망하고 대책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국내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4.7% 수준에서 금융위기, 코로나 위기 등을 거치며 지난해부터 1%대로 진입했다”며 “저출산·고령화 영향으로 노동의 성장 기여가 크게 줄어 2040년에는 잠재성장률이 0.7%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국내 잠재성장률을 분석한 연구들은 노동력 저하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을 극복하려면 총요소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인구가 줄고 인력이 고령화하는 시기에는 총요소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어렵다”고 했다.
보고서는 이런 상황을 극복할 근본 대책은 국가 전체적으로 혁신 역량을 높이는 것이지만, 국내 연구인력 역시 저출산·고령화 영향으로 지속 감소하고 생산성도 낮아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과거 수소 저장, 자율주행 차량,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했던 일본이 지금은 젊은 인재들의 감소로 미국과 중국을 보조하는 역할로 축소된 것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도 비슷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SGI가 향후 국내 연구인력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2020년 55만8천명에서 2030년 51만2천명, 2040년에는 43만7천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조사에서는 기업 연구소 연구인력 중 20대는 2012년 15%에서 2022년 13.1%로, 30대는 54.6%에서 38.2%로 줄었으나, 같은 기간 40대는 23.2%에서 32.3%로, 50대 이상은 7.1%에서 16.4%로 각각 비중이 커져 연구인력 연령대도 점차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여성 연구인력 공급과 해외 전문인력 유입 확대, AI 활용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SGI에 따르면 국내 전체 연구인력 중 여성 비중은 2000년 10.2%에서 2021년 22.2%로 상승했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5%에 크게 못 미치며 OECD 국가 중 일본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OECD국 중 최하위 수준인 여성 연구인력 비중을 높이기 위해 여학생의 이공계 진학 및 교육과정 이수 독려, 첨단산업 분야 중소·중견기업에 재직하는 맞벌이 부부에 대한 공동육아지원 사업 확대, 퇴직한 고숙련 전문가를 활용할 수 있는 직무 분석 및 발굴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국내 유입되는 해외 전문인력 이민자 수는 2012년 4만1천명에서 2023년 4만6천명으로 크게 늘지 않은 반면, 외국인 경제활동인구 중 전문인력 비중은 같은 기간 5.7%에서 4.7%로 줄었다.
보고서는 “전문가 및 고학력 해외 인력을 중심으로 한 국내 수요 실태조사와 별도의 체류자격 부여, 경쟁국 이상의 정주 여건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AI가 단순·반복 업무의 자동화와 새로운 지식 생산 증가 등으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며 “보조적 업무에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해 근로자가 핵심 업무에 집중하게 하고, 기업들은 산업 데이터와 AI를 생산설비에 접목해 제품 생산 과정 전반을 제어하게 하는 공정 혁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또 전기차, 바이오 연료 등 청정기술 개발이 전통 화석연료 기술 개발보다 다른 산업에 미치는 생산성 제고 효과가 43%가량 높다며 “경제 전체에 파급효과가 크지만 높은 리스크로 과소투자될 가능성이 있는 클린테크 등 신기술에 대한 인센티브 시스템과 금융지원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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