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내부 인식변화 작용한 듯…설 연휴 기간에 협의 급진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김효정 김지연 기자 = 지난 14일 전격적으로 발표된 한국과 쿠바의 수교 과정에는 상호 접점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치열한 물밑 소통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쿠바는 ‘형제국’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한국과 수교에 소극적이었지만, 이런 과정에서 조금씩 마음이 움직였고 마침내 ‘임계점’을 넘어서면서 수교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15일 연합뉴스에 수교 성사 배경에 대해 “쿠바가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 등을 내부적으로 계속 검토해왔던 것 같다”며 “그 결과 내부 인식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교 협의는 발표 직전인 지난 설 연휴 기간에 급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 주유엔 대표부 창구를 통해 양국 정부 간 막판 소통이 이뤄졌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는 양국 외교장관이 비공개로 회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한국 측의 수교 제의에 쿠바 측은 상당히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향후 논의 진전을 위한 밑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한국 당국자가 쿠바를 방문하는 등 추가 협의가 이어졌다.
민간 네트워크를 포함한 전방위적인 외교 자산도 활용됐다.
특히 지난해 8월께 국내 민간 연구기관이 주최한 학술대회 등 행사를 계기로 쿠바 고위 인사와 학자 등이 방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초청은 정부와 교감 하에 추진됐고 이들 쿠바 인사는 박진 당시 외교부 장관 등과 서울에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상당히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뤄진 만남에서 한국 측은 한·쿠바 수교 필요성을 재차 설득했다고 한다.
다른 소식통은 “공식적 외교와 민간의 소프트 외교가 조화가 잘된 계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쿠바와 한국의 관계 진전 과정에선 제3국의 도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kimhyoj@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