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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KBS 사장, 이번엔 ‘불공정보도’ 특별 감사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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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독립성 침해’란 반발을 무릅쓰고 감사실 인사를 단행한 박민 KBS 사장이, 감사실을 통해 본인이 ‘불공정 보도’라 규정했던 사안 관련 특별감사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박민 사장은 14일 오후 KBS 이사회에 출석해 ‘지난 대선 보도가 불공정했다’고 주장한 여권 이사 질의에 이 같이 답했다. 

여권 권순범 이사는 KBS 경영진의 ‘총선 공정성 확보 방안’ 보고를 받은 뒤 “저는 지난 대선 보도가 공정하지 못했다고 한 표 드린다는 입장을 말씀 드렸고, 사장 등 임원진도 방송의 공정성 관련해서 대국민 사과를 한 적이 있다. 그 후에 어떤 조치가 이뤄졌다는 걸 들은 바가 없다”며 “차제에 필요하다면 불공정과 관련해서 KBS 자산이 신뢰인데 신뢰를 까먹는 일이니 사장께서도 특별감사를 요청한다든가 하는 계획은 없느냐”고 물었다.

▲2023년 11월14일 서울 영등포구 KBS 아트홀에서 박민 KBS 사장과 신임 본부장들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KBS
▲2023년 11월14일 서울 영등포구 KBS 아트홀에서 박민 KBS 사장과 신임 본부장들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KBS

권 이사가 말한 대국민 사과는 지난해 11월 취임한 박 사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고 장자연씨 사망 관련 윤지오씨 출연, ‘오세훈 시장 생태탕 의혹’ 보도, ‘김만배 녹취록’ 보도 등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한 일을 말한다. 이날 박장범 앵커도 ‘뉴스9’에서 관련 보도에 대해 사과하는 앵커멘트를 해 KBS 안팎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권 이사 질의에 박민 사장은 “백서를 발간하기 위해 팀을 구성하고 있는데, KBS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하려는데 의외로 희망하거나 본인이 수락하는 분을 찾지 못해서 계속 추진하고 있다. 위원회 구성이 되는대로 백서를 통해서 정확하게 진상을 알아보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 같은 진미위(진실과 미래위원회)라는 특별기구를 통한 조사나 조치가 법률적 논란이 있어서 공식기구인 감사를 통해서 조사든 특별감사든 그런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최근에 감사 인사를 했다. 조직이 안정되는 대로 일단 저희가 사과를 공식적으로 한 부분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에 야권 류일형 이사는 “저는 조금 충격적”이라면서 박 사장의 답변을 재확인했고, 박 사장은 “필요하다면 그런 조치도 취할 수 있다는 취지”라고 답했다.

류 이사는 “저 역시 (지난 대선 보도가) 100% 공정했다고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지금 와서 이 문제를 다시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설 연휴 기간 내내 정말 마음이 무거웠고 깜짝 놀랐다. 감사의 독립성은 상식”이라면서 질의를 이어가려 했다.

그러자 서기석 이사장(여권)이 “그 부분은 감사께서 정식으로 임시 이사회 요청을 해서 오늘 말고 별도로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질의를 제지하면서 관련 논의가 이어지지 않았다.

▲2023년 11월14일 박민 KBS 사장과 본부장단이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23년 11월14일 박민 KBS 사장과 본부장단이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감사실 인사를 무리하게 단행한 저열한 저의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며 “낙하산 박 사장 본인이야말로 감사를 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박 사장 발언에 대해 “자신의 사람들로 채운 감사실을 동원해 향후 만들어질 ‘낙하산 사장판 불공정 보도 백서’를 기준 삼아 자신이 불공정 보도였다고 지적한 보도와 관련된 취재, 제작진을 징계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라며 “엄연히 감사의 독립성을 무시한 것으로, 대놓고 감사실을 수족처럼 좌지우지 하겠다고 발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소한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갖추지 못한 감사로 KBS의 보도와 프로그램의 신뢰성을 문제삼고 취재 제작진을 처벌하려 든다면 누가 이를 결과 그대로 수용하겠는가”라며 “감사실을 동원해 KBS 보도와 프로그램을 폄훼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또한 감사실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이번 인사를 즉각 철회하라. 낙하산 박 사장은 더 이상 KBS를 망치지 말고 떠나라”고 요구했다.

박 사장은 설 연휴 전인 지난 7일 감사실장을 비롯한 감사실 주요 보직 인사 발령을 했다. 박찬욱 KBS 감사는 감사실 인사 관련 감사의 동의나 인사 검증 절차가 없었다면서, 이를 “감사 독립성을 명백히 훼손하는 것이며 중대한 감사 방해행위”라 규정하고 인사 관련 특별감사를 예고했다. KBS 사측은 13일 “감사실 인사는 방송법과 정관에 근거한 정당한 인사”라며 “모든 직원에 대한 인사권은 사장에게 있으며 감사실 직원이라 해도 감사직무규정 등을 근거로 하여 예외를 주장할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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