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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늦어도 6월에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고용지표 호조에 이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예상보다 높게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하는 길이 생각보다 오래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는 분위기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1월 CPI 상승률은 3.1%로 전월(3.4%)보다 둔화됐지만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망치 2.9%를 웃돌았다. 미국 CPI는 지난해 6월 이후 3%대 초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라 전월(0.2%)보다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전망치(0.2%)도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대비 3.9% 올라 시장 전망치(3.7%)를 웃돌았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르스텐 슬록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한 마지막 여정(last mile)은 실제로는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지표에는 연준이 우려할 만한 요소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중요시하는 ‘주거비 제외 근원 서비스(슈퍼코어·supercore)’ CPI 상승률은 전월 0.3%에서 1월 0.8%로 급등했다. 2022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항공료(1.4%)와 자동차보험료(1.7%), 의료 서비스(0.7%) 등이 상승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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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 추세는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요구한 방향과도 달랐다. 앞서 8일 토머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와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상품을 넘어 주택이나 서비스 부문으로 의미 있게 확대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1월 CPI는 이와 정반대를 가리키고 있다. 근원 상품 물가는 0.3% 떨어져 하락세가 커진 반면 근원 서비스 물가는 전월 0.4%에서 1월 0.7%로 상승 폭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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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시장에서는 5월 기준금리 인하론이 힘을 잃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5월 인하 확률은 전날 60.7%에서 이날 한때 35%로 떨어졌다. 전날 90%를 상회하던 6월 금리 인하 확률도 이날 70%대로 떨어지며 상반기 인하도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연내 금리 인하 폭 전망도 기존 1.25%포인트에서 이날 1.0%포인트로 줄었다.
금융시장도 미끄러졌다. 기준금리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4.65%로 약 0.2%포인트 급등했다.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나스닥지수가 1.8% 떨어지는 등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시장이 CPI에 과잉 반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 보뱅 블랙록투자연구소 소장은 “한발 떨어져 보면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고 있고 앞으로 몇 개월 내 금리 인하도 시작될 것”이라며 “적어도 연말 전까지 시나리오는 여전히 연착륙”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기준이 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은 계속 둔화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수 구성 항목의 가중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CPI에서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도 PCE에서는 비중이 낮다. 1월 급등한 항공료나 의료 비용의 경우 PCE는 CPI가 아닌 생산자물가지수(PPI)를 기준으로 산출한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 발표되는 PPI 수치가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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