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수준 징계…민주당 예비후보 등록, 총선 출마엔 지장 없어
‘국민의힘 후보 등록’ 김상민은 정직…대검 “정치적 중립 엄정히 지킬 것”
(서울=연합뉴스) 김다혜 황윤기 이도흔 기자 = ‘한동훈 녹취록 오보 사건’으로 기소된 신성식(58·사법연수원 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에게 최고 수준의 징계인 해임 처분이 내려졌다.
현직 검사 신분으로 총선 출마를 강행한 김상민(45·35기) 대전고검 검사는 정직 3개월, 현직 국회의원을 만나 총선 출마를 상의한 박대범(50·33기) 광주고검 검사는 감봉 처분을 받았다.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총선 출마를 공식화하거나 시사한 현직 검사들에 대한 징계가 줄을 잇는 모양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이달 5일 징계위를 열고 ‘녹취록 오보 사건’을 빚은 신 연구위원에게 해임 처분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신 연구위원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던 2020년 6∼7월 한동훈 검사장(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대화 내용이라며 KBS 기자들에게 허위 사실을 알린 혐의(명예훼손)로 올해 1월 기소돼 서울남부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당시 KBS는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주가조작 관련 의혹을 제기하기로 공모한 정황이 담겼다며 녹취록을 보도했으나 하루 만에 오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검사징계법상 징계는 견책, 감봉, 정직, 면직, 해임 등 5단계로 나뉘는데 해임은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검사는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만 파면 대상이 된다.
징계로 해임되면 3년간 변호사가 될 수 없다. 다만 총선에 출마하거나 퇴직 후 공무원 연금을 수령하는 데는 제약이 없다.
신 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 6일 사직서를 냈고 이후 전남 순천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신 연구위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해임 통보는 총선을 앞둔 윤석열 정부의 정치적 판단으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처사”라며 “해임과 총선 출마 제약과는 무관하다. 이 부당한 조치는 이후 행정소송으로 가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징계위는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로 재직하던 지난해 9월 추석 때 총선 출마를 시사하는 듯한 문자를 출신 지역 사람들에게 보내고 지난해 말 사표 제출 직후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김상민 검사에 대해서는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
창원지검 마산지청장이던 지난해 말 현직 국회의원을 만나 총선 출마를 타진한 박대범 검사는 감봉 처분했다.
박용호 부산고검 검사에게는 정직 3개월 처분이 내려졌다.
박용호 검사는 마산지청장이던 지난해 3월 창원지검 진주지청이 수사하는 사건의 피의자와 부적절한 식사 모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국민의힘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에 후보 공천을 신청했다.
대검찰청은 “정치적 중립은 검찰이 지켜야 할 최우선의 가치로서 총선을 앞둔 시기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거나 의심받게 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관장과 부서장으로서 정치적 중립과 관련하여 문제 되는 행위를 한 점에 대하여 엄중한 감찰과 징계 절차를 진행한 것”이라며 “검찰은 정치적 중립을 엄정하게 지켜나갈 것이며 이를 훼손하거나 의심받게 하는 행위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omen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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