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공천배제 명단…’개혁신당 합류·계파갈등 후폭풍’ 염두 해석
與와 공천 작업속도 맞추기 측면도…”다음 주 개별 통보 이뤄질 것”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박경준 한주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들에 대한 통보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통보 시점을 ‘2월 초’로 잡았다가 ‘설 연휴 이후’로 늦췄고, 지난 13일에는 선거구 획정 미비를 이유로 더 지연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총 31명으로 알려진 ‘하위 20%’ 현역 의원들은 경선하더라도 점수의 20∼30%가 깎이는 터라 사실상 컷오프(공천배제) 대상으로 분류된다.
공관위가 명단 통보에 뜸을 들이는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여러 정무적 판단이 깔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제3지대 세력이 통합한 개혁신당이 막 출범해 주목받는 만큼 컷오프 대상자의 대거 이탈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명단 통보 시점을 늦출수록 당내 원심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것이다.
실제 개혁신당에서는 공개적으로 이들의 합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으며, 이미 ‘러브콜’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에서 거대 양당 다음으로 기호 3번을 확보하려면 현역 의원들의 합류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는 1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하위 20% 의원들의 합류 규모를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예측하긴 어렵지만 많이 오면 좋겠다”며 “전부는 아니겠지만 아주 없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여당인 국민의힘 공천 작업의 속도가 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린 것도 명단 통보 시점을 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제3지대인 개혁신당의 이른바 ‘이삭줍기’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적잖이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공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당 공천 상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쪽 속도에 맞춰 우리도 좀 늦어지는 것”이라며 “타이밍을 조정 중이지만 다음 주에는 임 위원장이 대상자들에게 개별 통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가뜩이나 공천을 둘러싸고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신경전이 거센 상황에서 ‘하위 20%’ 명단을 서둘러 통보해 파열음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통보 지연 배경의 하나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공관위는 15일 2차 경선 지역구 및 후보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1차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2차 경선지 역시 당내 큰 논란이 없는 지역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관위 관계자는 “내일 발표될 경선 지역이나 경선 후보자들 면면을 보면 공천작업이 당내 통합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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