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NSC가 1·2차 주도, 3차는 국방부 중심으로 작업계획 구체화
‘트럼프 재집권’ 대비해 회의체 정례화 속도냈다는 해석도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오는 6월 서울에서 개최될 제3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가 양국 국방부 주도로 운영된다.
NCG 공동대표인 조창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비핀 나랑 미 국방부 우주정책 수석부차관보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NCG 프레임워크 문서’에 서명했다고 14일 국방부가 밝혔다.
NCG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6일 한미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워싱턴 선언’ 핵심 결과물이자 대북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틀이다.
이번에 합의된 프레임워크 문서는 NCG가 지향하는 세부적인 목표들을 담고 있다.
지난해 7월 18일 서울에서 열린 1차 회의와 같은해 12월 미국에서 열린 2차 회의는 우리측 수석대표로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미국측 수석대표로는 커트 캠벨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 조정관(현 국무부 부장관)이 참석했다.
올해 3차 회의는 양국 국방부 차관보급인 조창래 정책실장과 나랑 수석부차관보가 키를 쥐고 작업계획을 구체화하게 된다.
한미 양국은 올해 중반까지 핵전략 기획·운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통해 6월께 확장억제 체제 구축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에는 ▲ 핵 관련 민감 정보 공유 방식 ▲ 보안 체계 구축 ▲ 핵 위기시 협의 절차·체계 ▲ 양국 정상 간 보안 인프라 구축 및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채널 가동 문제가 포함된다.
특히 8월 예정된 자유의방패(UFS) 등 한미연합훈련은 핵 작전 시나리오가 반영돼 실시된다.
한미 NCG는 오는 6월 3차 회의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운영 단계에 접어든다.
김태효 1차장은 작년 12월 회의 직후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미 간 핵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완성하기까지 필요한 NCG가 2차례 열렸다”며 “내년 6월 회의로 준비형 임무를 띤 NCG는 끝나는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방부는 이번 프레임워크 서명을 계기로 한미 양국 국방부가 실무적 성격의 NCG 회의를 지속, 대북 억제를 다각도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군 소식통은 “이제 한미 국방부가 주도적으로 협의체를 운영할 동력이 생겼다”며 “6월 3차 회의 이후에도 양국 일정에 따라 필요한 회의를 정례화하기 위해 프레임워크 문서에 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이 NCG 정례화에 속도를 내는 것은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는 방위비를 부담하지 않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공격하도록 러시아를 부추기겠다고 언급해, 노골적인 ‘동맹 경시 기조’를 드러낸 바 있다.
미 대통령이 바뀌더라도 쉽사리 무위로 돌릴 수 없게끔 서둘러 문서화하고, 운영 주체도 대통령 입김이 강한 국가안보회의(NSC)보다 국방부로 넘겼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현재 자리를 잘 잡아가는 NCG 제도가 흔들리면 “방위비 분담뿐 아니라 한국의 핵무장과도 연계되고 복잡해진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흔들지 못하도록 한국이 사수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NCG가 향후 일본·호주 등을 비롯한 미국의 다른 동맹국까지 망라한 협의체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다만 군 관계자는 “NCG는 한미 양자간 협의체”라고 선을 그으며 “다른 나라와 협의가 필요한 경우 NCG와 별개의 또 다른 협의체를 만들어 협력하는 방안은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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