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가 잘 지낼 수 있도록, 한국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고르고 있다.”
지난 5일 중국 쓰촨성 청두시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 두장옌 기지에서 만난 리더셩 판다보호연구센터 부주임(수석과학자)은 오는 4월 한국에서 오는 판다 푸바오를 맞이하는 준비로 분주하다. 수의사로서 경력 30여년인 리는 “푸바오는 중·한 판다 협력의 결정체”라며 “푸바오가 돌아오면 어디서 키울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푸바오가 오는 4월 중국에 오는데?
“2016년 엄마 아이바오, 아빠 러바오가 한국에 갔고 2020년 푸바오가 태어났다. 푸바오의 임신과 출산, 육아까지 우리가 가진 노하우를 한국 쪽과 공유했고, 출산 직전 풍부한 경험을 가진 사육사를 파견하기도 했다. 양국 과학자와 사육사들은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소통했다. 우리는 건강한 푸바오가 4년 만에 오는 것에 대해 매우 기대가 크다.”
-푸바오는 쓰촨성 어느 기지에 살게 될까?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일단 푸바오가 중국에 도착하면 한 달 동안 격리·검역 과정을 거친다. 이후 푸바오의 상태와 기지의 상황 등을 고려해 적합한 사육 장소를 선택할 것이다. 기지 4곳이 해발 고도 등이 달라 날씨가 약간씩 차이가 난다. 푸바오는 한국 에버랜드와 날씨, 환경 등이 비슷한 곳으로 가게 될 것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온 샹샹은 일반 공개까지 꽤 오래 걸렸다.
“샹샹은 작년 2월 일본에서 왔고, 11월 일반 관람객에 공개됐다. 샹샹은 성격이 좀 예민한 편으로, 외부 소리에 민감했고, 긴장을 많이 했다. 이는 좀 예외적인 경우이다. 보통 판다들은 한두 달 정도면 적응하고, 일반 공개가 이뤄진다. 푸바오도 잘 적응할 것으로 생각한다. ‘푸바오 할아버지’로 불리는 에버랜드 강철원 사육사가 중국어를 배워 푸바오에게 썼는데 훌륭한 행동이다. 푸바오가 우리 사육사들과 지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푸바오에게 번식 기회를 주는 것이다. 푸바오는 암컷이고, 돌아오면 곧 수컷 파트너를 찾게 될 것이다. 다만, 푸바오는 아직 만 4살이 안 됐다. 성적으로 성숙해질 때까지 2~3년 기다려야 할 것이다.”
-푸바오가 다시 한국에 돌아갈 수도 있나?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 나중에 때가 되면 양국이 논의를 해볼 수 있다.”
-지난해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루이바오와 후이바오도 4살이 되면 푸바오처럼 중국에 가나?
“두 판다가 아직 태어난 지 얼마 안 됐다.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들이 언제 돌아올지는 양국 전문가들이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판단할 것이다.”
-현재 해외에서 사는 판다는 몇 마리나 되나?
“지난해 말 기준 해외 18개국, 20개 기관에 56마리의 판다가 살고 있다. 1990년대부터 국제 판다 교류가 본격화됐고, 20개국 26개 기관과 협력해 왔다. 푸바오처럼 국외에서 번식이 이뤄진 경우는 총 41차례로, 68마리가 태어났다.”
-판다 사육에 있어, 한국 에버랜드는 어떤 곳인가?
“판다 사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육 환경이다. 2016년 아이바오, 러바오가 한국에 갈 때 에버랜드 판다관 개관식에 참석했다. 에버랜드는 자연의 야생 상태를 아주 잘 재현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사육사의 책임감과 애정이다. 판다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보살펴야 한다. 에버랜드 사육사들은 매우 우수하고 책임감이 강하다.”
-판다를 사랑하는 한국 국민에게 한말씀 해달라.
“한국 국민들이 판다를 매우 사랑하고, 에버랜드가 판다를 매우 잘 돌보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점에 대해 감사히 생각한다. 푸바오가 중국에서도 잘 지낼 수 있도록, 한국 쪽과 협조해 잘 돌볼 것이다. 판다를 통해 양국의 우호교류가 촉진되기를 바란다.”
한겨레 최현준 청두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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