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수 차관 “2~3월 학교별 정원배분 완료…선거용 증원 아냐”
“전공의 집단행동 표명 없어 다행…너무 많은 게 아니라 너무 늦은 것’
“환자 생명 도구 삼지 마라…국민만 보고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성서호 기자 = 보건복지부가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다음 달까지 의대 증원분의 학교별 배분을 마쳐 총선 전에 확정을 짓겠다고 밝혔다.
전공의 단체의 임시총회와 관련해서는 “집단행동 표명이 없어서 다행”이라며 “환자 곁을 지키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당부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13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4월 전 (의대 증원분의) 학교별 배정을 확정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협의해 관련 절차를 신속히 이행하겠다”며 “‘4월 전’이니 3월이 될 수도 있고 2월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대 증원 발표는 선거용이며, 선거 후 의료계와 숫자를 줄이는 타협을 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며 “그런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4월 선거(총선) 전 학교별 배정을 확정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학교별 의대 정원은 총선 후에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특히 증원 폭이 예상보다 크자 선거 전 민심을 산 뒤 의사들과 타협해서 증원 폭을 줄일 것이라는 추측이 일각에서 나왔는데, 이를 불식하겠다는 것이 복지부의 의도다.
한편, 박 차관은 전날 밤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임시총회와 관련해서는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 표명이 없는 점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전공의들은 환자 곁을 지켜주는 결단을 내려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집단행동을 한다는 것인지 안 한다는 것인지 확인이 되고 있지 않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계속 주시하고 있다”면서 “가능한 모든 집단행동의 방법에 대해 사전에 대응계획을 다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협은 정부의 ‘2천명 의대 증원’ 발표에 반발해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어 집단행동 등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 후 회장을 제외한 집행부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사실을 발표했지만, 집단행동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박 차관은 의대 증원에 대한 의사단체들의 반발과 관련해 “일부 직역에 의해 국가 정책이 좌우되지 않도록 (국민이) 압도적인 성원으로 끝까지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며 “정부는 국민만을 바라보고 가겠다. 어떠한 어려움도 반드시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의사들에게 “정부를 향한 비판은 자유롭게 하기 바란다. 국민 앞에서 토론도 가능하다”며 “그러나 집단 휴진, 집단 사직 또는 집단 연가 등 환자의 생명을 도구 삼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도 말했다. 정부는 지역·필수 의료 살리기라는 명분에 ‘의사 달래기’라는 의도를 담아 의료 관련 패키지 정책을 지난 1일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을 위해 조속한 시일 내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 제정을 진행하겠다”며 “공정한 보상을 위한 수가체계 개선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사단체 등이 제기한 의대 증원 반대 논리를 하나씩 들며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의대 증원에는 찬성하지만 2천명 증원은 너무 많다’는 의견과 관련해서는 “2035년에 추가로 필요한 의사인력이 1만5천명인데, 2천명 증원은 이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며 “너무 많이 늘리는 게 아니라 너무 늦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사가 늘면 불필요한 의료수요를 증가시킨다는 주장도 있다”며 “이에 대한 실증적 근거는 없으며 이는 직업윤리에 관한 문제로, 대부분의 의사들이 환자에게 불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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