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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평생 한번도 걸어보지도 못하고 청소년기에 하늘나라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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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된 강아지, 펫숍에 끌려와 엄마 찾으며 우네요”

“강아지공장·경매장·펫숍 없애는 루시법 적극 추진”

“공장식축산 지속 가능하지 않고 전염병 만들어”…전진경 카라 대표

[※ 편집자 주= 전진경 카라 대표의 이번 인터뷰는 개식용종식법 국회 통과를 계기로 이뤄졌습니다. 오늘 기사는 두 번째입니다. 분량이 많아 세 차례로 나눠 송고합니다. 첫 번째 기사는 지난 2일 [삶] “제발, 내 몸 해체하지 마세요…나 아직 살아 있는데”(종합)라는 제목으로 나갔습니다. 조만간 세 번째 기사가 송고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전진경 대표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전진경 대표

[촬영 이다빈]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사람들은 태어난 지 갓 한 달 도 안된 강아지를 어미로부터 떼어내 펫숍에 진열해 놓고는 물건처럼 경매하고 판매합니다. 젖도 떼지 않은 강아지가 엄마를 찾으며 울고, 어미 개도 아기와 생이별한 고통에 눈물을 흘립니다.”

전진경(59) ‘동물권 행동 카라’ 대표는 지난달 2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개식용 종식법이 국회에서 통과됐기에 이제는 강아지 공장과 펫숍을 없애는 데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국에 강아지 번식장은 2천개가 넘고, 펫숍은 3천개 이상에 달한다”면서 “연간 20만마리(업계추산)가 경매장과 펫숍을 통해 거래되는데, 이 과정에서 구조적인 동물 학대가 잔인하게 진행된다”고 말했다.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난 전 대표는 이화여대 약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다국적 제약회사와 대기업 직원으로 일하다 그만두고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했다. 약국 일을 하면서 길고양이 보호 활동을 했으며, 이화여대 에코 학부 대학원에 진학해 동물행동 생태학을 공부했다.

20대 초반부터 동물보호 활동에 나섰던 그는 2002년에 카라의 전신인 ‘아름품’을 창립한 멤버였고, 2014년에는 카라의 상임이사로 상근을 시작했다. 2021년부터는 이 단체의 대표를 맡고 있다.

“개 식용 종식하라”

‘동물권 행동 카라’ 회원들이 2021년 7월9일 초복을 이틀 앞두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개식용 종식 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장면.
[카라 제공]

— 동물보호 활동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 1987년도에 한 일간지에 광고가 실렸다. 동물을 사랑하는 분들은 YMCA로 모이라는 내용이었다. 그 모임을 주도했던 분이 대구동물보호재단의 금선란 회장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5년여간 대구 동물보호협회를 후원하며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당시 나는 외국인 회사에 다닐 때였는데, 주말마다 가능하면 대구에 내려갔고, 당시 40여만원으로 기억되는 월급 가운데 5만원 정도를 떼어 협회에 기부했다. 당시 서울에는 동물보호단체가 없었다.

— ‘동물권 행동 카라’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 1998년 당시에 소설가 김홍신 씨가 국회의원이었는데, 개 식용을 합법화하자는 법안을 냈다. 당시 축산물가공법(현 축산물위생관리법)에 개를 넣자는 것이었다. 개를 잔인하게 죽이고, 개고기에 대한 위생관리도 안 되고 있으니 다른 축산물처럼 관리하면 개와 사람 모두에게 좋다는 논리였다. 당시에 여론은 그쪽으로 가는 듯했고, 이를 막기 위해 뜻이 있는 몇몇이 ‘누렁이 살리기 운동본부’를 만들었다. 이 단체는 개 식용 합법화를 막기 위해 온라인 활동을 전개했다. 이 단체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후에도 개를 구조하는 데 힘을 쏟다 보니 캠페인을 벌이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만든 것이 동물을 위한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 ‘아름품’이었다. 이 조직이 카라의 전신이다.

“당신의 양심이 찢겨졌다”

2007년 돼지 능지처참 사건 비난 신문광고. 광고 글은 전진경 대표가 작성했다 [카라 제공]

— 카라의 전임 활동가로 일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인가,

▲ 2007년 서울 용산에서 ‘새끼돼지 능지처참 사건’이 발생했다. 이천시 주민들이 자기 지역 내로 군부대가 이전해 오는 것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는 중이었는데, 일부 시위대가 새끼돼지의 사지를 묶고는 세게 당겨서 죽이고 말았다. 그 이후로 일이 많아졌고, 보다 전문적이고 집중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는 임순례 감독의 당부도 있었기에 상근을 시작했다. 그때가 2014년이었다. 임순례 감독은 당시 카라의 대표를 맡고 있었다.

— 새끼돼지 능지처참 사건 이후 어떤 일이 늘었나.

▲ 그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우리는 동물보호를 위한 잡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동물권의 싱크탱크를 표방하는 ‘더불어 숨’ 센터를 서울 마포에 세우면서 직원도 20명 정도로 늘어났다. 당시 한국동물원수족관 협회(KAZA) 대표였던 테마쥬쥬 동물원과의 대형 소송도 진행해야 했다. 내가 카라로 영입했던, 지금도 존경하는 당시 사무국장과 함께 시작한 사업도 마무리해야 했다. 당시 이렇게 일이 많았기에 나는 상근을 하게 됐다.

“날 데려가면 안 될까요?”

입양 기다리는 유기견들이 사람보고 반가워하는 모습. [연합뉴스 사진]

— 동물보호 단체들이 말하는 동물의 범위는.

▲ 우리가 제도 속에서 보호할 수 있는 동물을 말한다. 예를 들어, 박테리아가 식물이 아니고 살아있는 세포이지만 우리의 우선적인 활동, 직접적인 활동 범위에 들어가지는 않는다. 물론, 우리는 생태계 보호를 중시하는데, 그 생태계 안에는 박테리아뿐 아니라 식물 등 모든 생명체가 포함된다.

.– 지금 지구는 인간의 독무대 아닌가.

▲ 개체수나 종의 다양성 등의 차원에서 사람은 곤충이나 다른 동물에 비해 매우 적다. 한국에 사람은 5천만명이 있는데, 닭은 2억마리나 있다.

— 버려지는 반려동물은 얼마나 되나.

▲ 연간 13만 마리 정도 된다. 여기에는 유실된 동물과 방치된 동물의 새끼도 포함된다. 이 가운데 3분의 1은 원래 주인에게 돌아가거나 입양되지만, 나머지 70%는 폐사되거나 안락사의 길로 간다.

— 사람이 반려동물을 버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 무책임한 행위다. “네가 살 테면 살아봐라. 아니면 좋은 사람이 너를 주워갈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면 누가 너를 보호소에 데려갈 것이고 그러면 안락사될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버린다.

— 그들은 반려동물이 좋아서 키우기 시작했던 것이 아닌가.

▲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모두 좋은 사람인 것은 아니다. 자기가 좀 멋져 보이기 위해, 또는 외로움 때문에, 아니면 순간적인 호기심으로 데려오는 사람도 있다. 다른 사람이 줘서 아무 생각 없이 키우는 사람도 있다. 나는 아무나 동물을 키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법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반려동물 문화도 향상돼야 한다. 일단 키우게 되면 정상적 돌봄과 평생의 반려로 책임지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뭐 하시는 분들이에요?”

사람에게 관심 보이는 동물복지 농장의 돼지들
[카라 제공]

— 공장식 축사에서 학대가 많이 일어나는가.

▲ 사육환경이 대단히 더럽고, 밀집돼 있고, 행동이 억압된다. 예를 들어, 닭은 횃대에 올라가는 습성이 있다. 그 습성은 맹수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 같은데, 공장식 축사에서는 그런 가장 본능적 행동 욕구마저 충족할 수 없다. 또 닭은 감각이 예민한 부리로 뭔가를 쪼면서 놀아야 하지만 공장식 축사에서는 그럴 대상이 없다. 닭은 모래 목욕도 좋아한다. 모래나 흙을 날개에 끼얹는 것인데, 공장식 축사에서는 그것도 할 수 없다. 닭들은 이렇게 평생에 걸쳐 한 번도 걸어보지 못하고, 철망 위에 서 있다가 죽어야 한다.

— 소와 돼지도 마찬가지인가.

▲ 돼지는 후각이 매우 발달해 있다. 코로 탐색하면서 향긋한 버섯이나 뿌리처럼 맛있는 것을 캐 먹는 것을 좋아한다. 돌에 몸을 비비면서 노는 것도 좋아한다. 장난감 공을 주면 굴리면서 재미있게 논다. 공장식 축사에 있는 돼지는 이런 것을 전혀 못 한다. 소도 마찬가지다. 이 동물은 사회적 성향이 강해서 무리를 지어 풀 뜯고, 거닐고, 안온하게 쉬는 것을 좋아한다. 공장식 축사에 있으면 한 번도 자유롭게 거닐면서 좋아하는 풀을 뜯어보는 경험을 하지 못하고 죽는다.

— 대부분 가축이 자연 수명에 턱없이 모자라는 삶을 살다 죽는가.

▲ 소는 40년간 살 수 있지만 1∼2년 만에 죽는다. 닭은 20년의 자연 수명을 갖고 태어나지만 육계의 경우 사람을 위해 한 달 만에 죽는다. 돼지는 15년 정도가 자연 수명인데, 5개월 만에 세상을 떠난다. 주인들은 가축에게 사료를 먹여도 더 이상 성장이 안 되기 때문에 일찍 도살하는 것이다. 우리가 잡아먹는 소, 돼지, 닭은 모두 사람으로 치면 아동기 또는 그 이전에 도살되는 것이다.

“나 살고 싶은데”

도살장에 끌려온 개의 모습 [카라 제공]

— 개 식용 종식법의 국회 통과는 동물보호의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하는데.

▲ 개 식용 종식은 사람이 한 동물을 먹고, 안 먹고의 문제가 아니다. 문화 변화를 상징하는 것이어서 기념비적 이벤트라고 하는 것이다. 이 법 통과를 계기로 개는 반려동물로서 위치가 공고해졌다. 개는 1만5천년 전에 자발적으로 인류 곁으로 와서는 독보적 유대관계를 형성해왔다. 이 법의 국회 통과를 계기로 동물보호 운동도 한단계 도약하게 됐다. 강아지 공장과 공장식 축산의 철폐 등 개 식용 문제로 인해 막혀있던 동물보호 운동에 자원을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법률이 어떤 음식을 먹지 말라고 규제하는 것은 드문 일 아닌가.

▲ 기존의 법에도 개고기를 먹으면 불법이라고 돼 있다. 이번에 통과한 특별법이 개 지육(고기)을 먹는 것을 금지하거나 처벌하겠다고 명시한 것은 아니다. 기존 식품위생법은 먹을 수 있는 동물 목록을 작성해 놨는데, 이 목록에 개와 고양이는 없다. 목록 외의 동물은 국가가 관리하지 않을 것이며, 먹지도 말라는 뜻이니 개고기를 먹으면 불법이었던 것이다.

서울 마포구 카라 사무실 덮은 개식용종식 환영 플래카드
서울 마포구 카라 사무실 덮은 개식용종식 환영 플래카드

[카라 제공]

— 개식용 종식법 국회 통과를 위해 그동안 동물단체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 개 식용은 동물 학대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산업실태를 조사해 그 결과도 시민들에게 알렸다. 너무 심각한 동물 학대에 대해서는 고발 조치를 했다. 그 과정에서 동물을 구조해 입양 보내는 일도 했는데, 식용 개도 반려동물과 똑같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목적도 있었다.

— 개 식용 관련 농가에 지원을 해줘야 하나.

▲ 개 농장을 운영하는 분, 도살하는 분, 개 식용 식당을 영위하는 분들이 있다. 이들은 부당이득을 취한 사람들이다. 고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최악의 환경에서 쓰레기를 먹여 키우고, 전기 쇠꼬챙이로 도살했다. 이들이 다른 사업을 하겠다고 하면 정부는 낮은 금리로 융자해주고, 시설 철거비를 지원하고, 불법 설치물 원상복구에 따른 이행강제금을 면제해줄 것이다. 이외에는 다른 지원방안이 없을 것으로 본다. 불법 사업에 대해 보상해줄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관련 예산을 특별히 확보해 놓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 현재 축산농가가 보유 중인 식용 개는 몇 마리인가.

▲ 가장 최근의 정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50만 마리 정도 된다고 한다. 그러나 수요 급감과 부업형 개 농장의 자연 소멸로 이보다 더 줄었을 것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개 농장은 1천마리를 키우고 있다고 하면 여름에 500마리를 도살해 판매한 뒤 나머지 개를 교배시켜 다음 해 여름에는 다시 1천마리로 만든다. 그리고 다시 절반을 도살하고 교배를 통해 수를 늘리는 방식을 반복해 왔다. 이제는 개식용 종식법이 통과됐으니 개고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기에 이런 식의 개 생산도 달라질 것이다.

“강아지 공장 폐쇄하라”

2024년 1월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국동물보호연합 관계자들이 ‘강아지 공장’ 폐지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 루시법이란 무엇인가.

▲ 강아지 공장, 경매장, 펫숍을 없애자는 것이다. 펫숍은 다단계 유통 구조다. 특히 전국 17개의 경매장은 연간 10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독식한다. 이 경매장을 없애서 아기 동물들이 물건처럼 매매되고, 호기심에 구매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루시법이라는 명칭은 영국의 강아지 공장에서 구조된 루시라는 어미 개의 이름에서 나왔다. 이 개는 뇌전증도 앓고 있었고,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 구조됐다.

— 한국에 강아지 공장과 펫숍은 어느 정도 있나.

▲ 강아지 번식장은 전국에 2천개가 넘고, 펫숍은 3천개 이상이다. 경매장은 17곳이다. 연간 20만 마리가 경매장과 펫숍을 통해 거래된다. 경매장에서 거래되는 강아지 수수료는 마리당 11%인 것으로 알고 있다. 경매장은 특별한 시설투자나 인력을 두지 않으면서 막대한 이득을 챙긴다.

— 펫숍에 끌려간 강아지는 많이 고통스러워하나.

▲ 펫숍은 강아지를 어미 개로부터 분리해 진열해 놓고 파는 곳이다. 생후 2개월은 넘어야 거래가 허용되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작고 귀여울수록 잘 팔리다 보니 탄생 1개월 만에 펫숍에 끌려오기도 한다. 한창 젖을 먹어야 하는 강아지를 어미로부터 떼어내니 어미도 울고, 아기도 운다. 어미와 분리된 강아지는 계속 낑낑거리고 엄마를 찾는다. 어미 개도 힘들어한다. 젖은 나오는데 강아지한테 젖을 물리지 못하니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우리는 아무 죄가 없는데”

개식용 종식을 반대하는 업자들이 혹한에 개들을 철창에 구겨 넣어 시위하는 모습. [카라 제공]

— 강아지들도 사회화가 필요하다고 하던데.

▲ 강아지에게 생후 2개월까지는 어미와 한배 새끼들이 매우 중요하다. 기본적인 사회화에 필요한 가족들이기 때문이다. 사회화돼야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다른 환경에 잘 적응한다. 그래야 사람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건강도 가능하다.

— 어미 개는 모성이 강한가.

▲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내가 어미 개와 강아지를 구조해서 우리 집에 임시로 데려와 보살핀 적이 있었다. 어미 개는 젖을 내야 하니 내가 사기그릇에 밥과 국물을 담아 줬다. 영양 보충을 하도록 한 것이었다. 나는 밥그릇에 강아지가 달려들거나 빠질까 봐 따로 밥을 줬던 것이다. 그랬더니 그 어미 개는 사기그릇을 입에 물고 기어코 어딘가로 이동하려 했다. 알고 보니 강아지가 있는 곳으로 밥그릇을 몰고 들어가려 하는 것이었다. 어미 개는 그렇게 이동하려다 사기그릇에 있던 밥을 모두 쏟아서 먹을 수가 없게 됐다. 밥을 먹는 잠깐의 시간에도 새끼와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그 장면을 보고 나는 울고 말았다. — 강아지 공장은 무엇이 문제인가.

▲ 개를 철창에 가둬놓고 반복해서 새끼를 빼낸다. 교배는 오직 인간이 원하는 외모의 강아지를 얻기 위해 이뤄진다. 불법적인 인공수정이 진행되기도 하는데, 불법 번식업자들에게 개들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다. 그들은 어미 개를 기계처럼 다루니 몸은 만신창이가 된다. 피부병도 생기고, 정서불안도 발생한다.

— 강아지 공장에서 제왕절개도 많이 진행된다고 하던데.

▲ 유전질환으로 다리가 몹시 아픈 개들도 외모가 예쁘면 교배 대상이 된다. 이런 개들은 자연 출산 자체가 불가능해서 대부분 제왕절개 수술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목숨을 잃기도 한다. 잔인하기가 이를 데 없는 산업이다. 어떤 강아지 공장은 어미 개의 배를 면도칼로 갈라 강아지를 끄집어내기도 했다. 주인은 이미 죽은 어미 개를 그렇게 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전진경 대표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전진경 대표

[촬영 이다빈]

— 루시법 입법은 언제쯤 가능할 것으로 보나.

▲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것으로 본다. 당초에는 최소 5년 정도는 걸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업계에 대한 설득이 잘되고 있다. 강아지 경매장은 올해 안에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 우리 사회에 공장식 축산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릴 것이다. 농장 동물들도 소중한 생명이라는 것을 시민들에게 인식시키고, 건강하고 소박한 채식을 권장하는 캠페인을 전개할 것이다. 또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 유기동물복지축산과 동물복지 농장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고기를 덜 먹는 문화도 확산시키고자 한다. 사람들이 고기를 덜 먹어야 동물들의 고통이 줄어든다.

— 정부나 국회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 반려동물이든 농장동물이든 동물을 집약적으로 착취하는 산업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게다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2000년대의 조류인플루엔자와 구제역은 공장식 축산이 빠르게 증가한 결과라고 본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도 같은 원인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정치인들은 건강한 생태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써야 한다. 환경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인류의 자산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소비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국회가 이런 입법을 지원해주기를 바란다.

(취재지원 이다빈 인턴기자)

keun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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