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재명계 설훈 민주당 의원, ‘6선 도전’
이재명 단식 회복 문병 독대 김기표 출마
자칭 친명 서진웅·文정부 요직 한병환까지
계파갈등 속 ‘현역방어’ vs ‘신인탈환’ 주목
4·10 총선에서 6선에 도전하는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부천을(중동·상동·신중동)에서 친명 원외 인사 및 문재인 정부에서 요직을 지낸 예비후보들과 맞붙는다. 당내 여러 계파가 한 데 모여 경합을 벌이는 지역구라는 점에서 민주당 수도권 총선 경쟁의 ‘축소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계 좌장 격인 설 의원은 △김기표(문재인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서진웅(정세균 전 국무총리실 비서관) △한병환(청와대 전 선임행정관) 등 예비후보들의 도전장을 받았다.
설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부천원미을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된 뒤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앞서 15대 총선에선 서울 도봉을에 출마해 당선된 후 16대에서도 재선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인한 ‘방탄정당’ 오명을 정면 비판하면서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맹비난을 받은 이후 예비후보군들의 타깃이 됐다.
설 의원에게 도전장을 낸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우선 김기표 예비후보는 친명계 원외 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현재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대표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변호인을 맡고 있다. 이 대표의 ‘변호인 군단’ 중 하나다.
특히 김 예비후보는 지난해 이 대표가 장기 단식 이후 회복에 나섰을 당시에도 병문안을 다녀온, 원외 인사로선 몇 안 되는 인물이다. 병문안 직후 그는 페이스북에 이 대표를 만난 사진을 여러 장 게재하기도 했다.
또 김 예비후보는 지난해 말 대장동 의혹의 최초 제보자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측근이라는 보도 직후 자신의 블로그에 “윤석열에게 대통령 자리를 헌납해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자가 누구인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며 돌연 설 의원을 저격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의 최측근이 설 의원이라는 이유에서다.
서진웅 예비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선거대책위 종합상황실 부실장을 맡은 바 있다. 8·9대 경기도의원과 국회의장 정책기획비서관을 역임했다. 친명계를 자처하곤 있지만, 김 예비후보에 비해 계파 색체는 옅다.
지난달 28일~29일 한 여론조사 업체가 부천을 지역구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설 의원과 김 예비후보 두 사람만 항목에 넣어 적합도 조사를 실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부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 서 예비후보는 “유력한 후보를 배제한 채 실시된 여론조사로 공정성과 객관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해당 업체를 선관위에 고발했다.
서 예비후보는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설 의원과 경선해 패배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설욕전에 나선다. 그는 앞서 출마의 변을 통해 “이재명 대표와 당의 혁신과 단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병환 예비후보는 문재인 청와대 선임행정관 출신으로 2·3·4대 부천시의원을 지냈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중앙선거대책본부 국민참여플랫폼 부본부장을 맡았다. 이 대표의 대표 정책으로 꼽히는 지역화폐를 전국으로 확대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예비후보는 지난달 4일 출판기념회에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국회에서 반드시 후퇴한 민주주의를 회복시키고 민생경제를 살려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처럼 설 의원 지역구에 도전하는 예비후보들이 입을 모아 ‘이재명 대표와 함께’라는 의지를 다지곤 있지만, 정가에선 민주당내 모든 계파가 경쟁하는 특이한 지역구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설훈 의원 지역구인 경기 부천을이 당내 수도권 총선 현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곳”이라며 “각 예비후보들의 출신과 현재 행보로 미뤄보아 민주당 수도권 선거판의 ‘축소판’이라고 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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