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인터뷰…”거대 양당 위성정당 거론하는 현실에 분노”
총선 앞두고 34명 공천배제 명단 공개 이어 낙선운동 추진 시사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정치 개혁이 안 되는 이유는 결국 정치권이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정치 개혁은 당사자에게 맡겨선 안 된다는 걸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제22대 총선을 두 달여 앞둔 지난 8일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김성달 사무총장은 서울 종로구 경실련 사무실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21대 국회의원 선거 때에도 시민사회가 요구했던 정치 개혁 현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충분히 준비하고 시작했는데도 다시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말하는 현실에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경실련은 지난해 9월 제22대 총선 유권자운동본부를 발족하고 현역 국회의원들의 부동산·주식 재산, 전과 경력, 본회의·상임위 출석률 등 의정 활동을 분석·평가해왔다.
지난달 17일에는 이를 종합해 공천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한 현역 의원 34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그에 앞서 위성정당 창당 방지와 비례대표 의원 정수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선거제 개편 운동도 벌였다.
김 사무총장은 향후 공천배제 명단에 이름을 올린 34명이 공천되지 않도록 감시하는 한편 공천된 이들에 대한 평가를 통해 ‘낙선 명단’도 만들 수 있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비록 공천배제 명단 속 34명이 국회를 좌지우지하는 건 아니다. 전반적인 국회 입법 성향이 국민에게 맞춰져 있지 않다는 게 문제”라며 근본적인 정치 개혁을 위해서는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해 일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 의미에서 국회의원이 특권을 내려놓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기득권이 자기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일하려 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하죠. 22대 국회가 시작하는 시점에서 특권 포기에 대한 메시지는 확실하게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1월 신임 사무총장으로 선임된 김 사무총장은 경실련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1년간의 활동을 돌아보며 일명 ‘한국토지주택공사(LH) 카르텔 의혹’에 불을 붙인 전관특혜 문제 지적을 비롯해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감시, 공공의대 신설 요구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핵심사업이었던 선거제 개편 활동에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경실련뿐 아니라 수많은 시민사회가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정치권에 전달했는데도 결국은 기득권인 양대 정당의 대표 의중에 따라 결정되는 것을 보고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떻게 해야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선거제가 바뀔 수 있을지 저희 안에서도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이전보다 시민사회 스펙트럼이 넓어진 상황에서 경실련의 위치에 대한 고민도 있다고 털어놨다.
김 사무총장은 “정부 보조금을 받거나 확고한 정치적 메시지를 통해 팬덤을 확보하는 단체들 사이에서 경실련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경실련의 정체성인 비당파성을 놓을 순 없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의 원칙은 비당파성입니다.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으면서 실사구시적 정신에 따라 합리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하죠. 문제 제기만 하는 게 아니라 실현 가능한 정책을 만들어 정치권에 제안해야 합니다. 어려운 길이라도 이게 경실련의 경쟁력이고 역할이라고 봅니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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