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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신당들은 공약에서도 기존 양당과의 차별화를 위한 이색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여성 징병제’ ‘노인 무임승차 폐지’ ‘주 4일제’ 등 논쟁적인 주제를 전면에 내세우는가 하면 ‘수포자 방지법’ ‘이혼 징벌적 위자료 도입’ 등 눈길을 끄는 공약을 제시했다. 정치권에선 “자극적인 선심성 공약만 난무하고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은 9일 현재까지 공약 11개를 잇달아 발표하며 이슈 선점에 나섰다. 특히 기존 정치권에서 볼 수 없었던 이색적인 정책을 제시했다. 개혁신당이 내건 이른바 ‘수포자(수학 공부를 포기한 학생) 방지법’은 수학교육 국가 책임제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학교별로 수학 과목에 대한 성취도 평가를 의무화하고, 수학교육이 취약한 학교에는 학생 대 교사 비율을 5대 1까지 줄여 수준별 특화 수업을 하자는 것이다.
이혼 시 유책 배우자 재산의 최대 50% 수준인 ‘징벌적 위자료’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총선 공약도 있다. 개혁신당은 유책 배우자도 이혼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파탄주의 규정’을 도입하는 대신 유책 배우자에 대해 재산의 최대 50%까지 징벌적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개혁신당은 ‘경찰·소방 등 공무원 채용 시 여성의 병역 의무화’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 등 논쟁적인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찰, 소방, 교정 등 일부 직렬에서 신규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여성이어도 병역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를 폐지하고 65세 이상에게 지하철과 버스, 택시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연간 12만 원가량 선불형 교통 카드를 지급하겠다고 했다. 해당 공약들을 두고는 2030 남성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갈라치기’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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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진보세력도 논쟁적인 이슈를 꺼내들며 주목을 끌고 있다. 금태섭 전 의원과 조성주 공동대표, 류호정 전 의원이 이끄는 ‘새로운선택’은 지난해 12월 여성 징병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여성 의무 복무제를 도입할지, 현재 병역 제도를 모병제로 전환하며 남녀가 같은 의무와 기회를 받을지 등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와 함께 남성 육아휴직 전면화도 제안하며 “육아휴직 기간 정부가 통상임금을 100% 보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새로운선택이 내건 이른바 ‘직장인 해방일지법’은 월 1회 주 4일제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이다. △점심시간 유급화 △출퇴근시간 근로시간 부분 산입·교통비 보상 혹은 근로시간 적립 △연차휴가 개인적립제로 이직 후 적립한 연차일수 보존 등도 포함됐다. 근로기준법의 휴게시간을 유급화해 퇴근 시간을 1시간 당기고, 대중교통 기준의 출퇴근 시간을 근로시간에 산입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이었다.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의 이같은 이색 공약 행보를 두고 비판도 제기된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지난달 31일 개혁신당의 선거 공약을 두고 “‘이준석 신당’은 논란이 되고 관심을 끌어야 하니 자극적인 양념인 캡사이신을 뿌리다가 범벅이 돼 못 먹는 음식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개혁신당의 공약은 일단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지만 진정성 있는 대한민국의 미래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도 “제3지대 신당들이 거대 양당과의 차별화를 위해 특이한 공약이나 선심성 정책을 내놓는데, 눈길 사로잡기에는 성공할지 몰라도 민생이나 국민 고통을 생각해서 낸 정책이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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