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 계양산시장서 마주친 두 대권주자
원희룡 “이재명, 인사 나누려 했는데
경쟁하는 사이라지만 인사 정도는…”
현수막으로도 ‘선전포고’…긴장감 고조
여야 유력 대권주자 간의 맞대결이 성사돼 이번 4·10 총선 최대의 승부처로 꼽히는 인천 계양을에서의 이른바 ‘명룡대전’이 전초전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세밑 지역구내 전통시장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원희룡 국민의힘 예비후보를 짐짓 외면하듯 지나쳐갔고, 원 후보는 이를 꼬집으며 신경전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표는 8일 서울 용산역에서의 설 귀성 인사 등 당 지도부 일정을 마치고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로 이동해 지역구내 전통시장인 계양산시장을 찾았다.
이 대표는 계양산시장 방문 과정에서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켜더니 “현장을 가면 요즘은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많다”며 “경기 상황이 너무 안 좋고 힘들다”는 등의 말을 하기도 했다.
같은날 비슷한 시각 인천 계양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원희룡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예비후보도 계양산시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 대표를 발견한 원 후보는 발걸음을 멈췄지만 이 대표는 인파에 둘러싸인 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자리를 떠났다.
이에 원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설을 앞두고 인사차 방문한 계양산시장에서 우연히 이 대표를 봤다”며 “인사라도 나누려 했는데 지지자들이 나를 밀치고 이 대표는 그냥 지나쳐가더라”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경쟁하는 사이라지만 인사 정도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원 후보는 이와 함께 이 대표와 자신이 계양산시장에서 조우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도 올렸다. 다만 동영상에서 이 대표가 원 후보를 인지했는지 여부는 분명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인천 계양을에서 맞대결이 점쳐지는 이재명 대표와 원희룡 후보 간의 긴장감은 공천 신청과 예비후보 등록, 선거사무소 개소와 현수막 설치 등 수순을 밟아가며 고조되고 있다. 이미 ‘명룡대전’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인천 계양을 공천 신청자의 자격으로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면접 심사에 응했다. 지난달 17일 출입기자들과의 차담회에서는 인천 계양을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지역구 의원이 지역구 그대로 나가지, 어디를 가겠느냐”고 말했다.
원 후보도 지난달 31일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찾아 인천 계양을 공천 신청서를 접수한데 이어, 지난 2일에는 선관위에 계양을 예비후보로도 등록했다. 원 후보가 선거사무소를 설치한 계산동 덕수빌딩은 이 대표의 지역사무소와는 불과 100m 떨어져 있는 곳으로, 앞서 원 후보는 빌딩 외벽에 이 대표 지역사무소 방향으로 대형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현수막과 관련, 원 후보 측 관계자는 “이 대표 사무소에서 잘 보이도록 큰 현수막을 내건 것”이라며 “현수막은 원 후보가 계양에서도 ‘전심전력’ 하겠다는 의미이며, (이번 총선에) 정치생명을 걸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있는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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