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를 두고 아쉽다고 밝힌 KBS와 신년대담 내용을 두고 국민의힘 내에서도 적잖은 비판이 나온다.
대통령 부부가 사과를 넘어 바짝 엎드려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해 여당 내 논란의 불을 당겼던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8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담방송을 자세히 보지 않고 보도로만 봤다면서도 ‘국민 눈높에 맞았다고 보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답변을 내놓았다. 김 비대위원은 “다섯 글자만 드리겠다”며 “그러니까 대통령께서도 계속 아쉽습니다라고 했는데 저도 똑같은 말씀을 반복하겠다. ‘아쉽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윤 대통령이 아쉬운 점이있다고 밝힌 점을 두고 “그러나 지금 한국 사회 전체를 흔들고 있는 이 사건은 절대 이대로 지나가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신 변호사는 “김건희 여사에게 억울한 점은 분명히 있다. 함정에 몰아넣은 사람이 아니라 함정에 빠진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국민은 지금 공직자나 그 부인에게 우리의 변화된 국가적 위상이나 제반 수준에 맞는, 보다 새롭고 엄격한 윤리기준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이것이야말로 ‘명품백 사건’이 던지는 교훈”이라며 “윤 대통령 내외분은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이참에 대통령실이나 관저의 전반적 운영에 획기적인, 뼈를 깎는 개선안을 내어놓았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가십에 불과한 것을 초기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논란만 키우다가 국정이 되어 버렸다”며 “아무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명할 생각은 하지 않고 눈치보고 미루다가 커져 버렸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대통령 전용기를 나홀로 타고 타지마할 관광 갔다온 퍼스트레이디도 있었는데, 그 놀이 행사에 들어간 국민세금이 수십억도 더 되었는데, 그건 당시 쉬쉬하며 그냥 묻었는데, 오랜 지인이 준 가방 하나가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며 “이제 그만들 좀 했으면” 한다고 썼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연탄나눔봉사를 한 뒤 백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신년대담에서 ‘거절하지 못해서 받았다’고 했는데, 적절한 상황인식이라고 보느냐는 질의에 “그 사안에 대해 재발방지 등을 비롯해서 여러 사안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진솔한 자기 생각을 말씀하셨다고 생각한다”면서 “평가는 국민이 하는 것이고. 세세한 발언 내용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아쉽다’는 윤 대통령 발언으로 국민적 우려가 해소됐다고 생각하느냐는 질의가 이어지자 “국민적 우려가 걱정이나 우려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 대통령도 공감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사과나 유감표명 없었는데, 국민눈높이에 맞는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앞서 답변으로 갈음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추가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의에 한 위원장은 “(소통하는 과정에서) 일단 이렇게 말씀하셨고, 그 이후 재발방지책 말씀하셨다”며 “여러 가지 추가적인 시스템적인 보완같은 것을 대통령실에서 준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생중계로 민감한 질문받으면서 답변했는데, 대통령은 녹화중계로 민감한 질문도 나오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다’는 지적에 한 위원장은 “그런 평가는 국민들과 언론이 하는 것이고, 대통령직의 무게나 자기 스타일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도양단으로 말씀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김건희 리스크가 당에서 더 이상 언급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리스크’라는 프레임으로 (언급)하는 것에 공감하지 않고, 책임있는 지위에 있고, 국민으로부터 주시받는 책임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은 포함해서 다같이 조심하고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갤럽조사에서 여사의 직접적인 사과 요구가 과반이상이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하느냐’는 지적에 한 위원장은 “국민의 평가를 평가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신년 대담을 두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대선 출마선언과 대통령취임 때의 다짐과 절박함을 가슴에 새긴 불망초심(不忘初心)의 자세를 충분히 느꼈다”며 “대통령 지지율, 대통령 제2부속실 및 특별감찰관, 당정관계, 거부권 행사 등등의 질문에 대한 솔직한 답변은, 국민과 소통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고 극찬했다. 불망초심이라는 말은 ‘초심불망 마부작침(初心不忘, 磨斧作針)’ 즉, 초심을 잃지 않으면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에서 차용한 표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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