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온 식구가 모여 그간의 그리움을 털어내는 명절. 덕담만 오간다면야 분위기가 더없이 훈훈하겠지만 안 그런 경우도 있긴 마련. 과도한 잔소리나 오지랖이 누군가의 기분을 잡칠 수도 있다. 명절에 절대 해서는 안 될 말과 행동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1. 불난 집에 부채질… 함부로 근황 묻지 마라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끼리 서로 근황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고 지극히 나의 입장에서만 궁금한 것을 묻는 건 오히려 상처만 남길 수도 있다. “취직은 했어?”, “결혼 안 해?”, “아이 소식은 없니?” 같은 질문 말이다.
내 입장에서는 잘 됐으면 싶고 걱정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본인이 궁금한 이야기일 뿐이다.
오랜만에 만난 사이일수록 질문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 상대방의 상황을 자세히 모르는데 실례가 될 만한 질문을 하고 싶다면 마음속에만 묻어두자.
보통 이런 실수는 집안의 어른들이 쉽게 저지른다. 옛날에는 많은 이들의 삶의 방식이 지금보다 대체로 유사했다. 전형적인 성공적 삶의 공식들이 있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학교에 가고 좋은 직장을 얻어 결혼해 자식을 낳아 번듯하게 키우는 것이 행복이고 성공이었다.
그러나 세상은 빠르게 변했고 지금의 성공 방정식은 옛날보다 훨씬 다양하다.
타인의 입장이나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내 관점과 지식을 동원해 조언하는 것은 무례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상대방이 지향하는 행복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자. 얕은 지식과 관점으로 조언을 건네는 일은 오히려 나의 부족함만 드러낼 수도 있다.
명절 이후 다른 가족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사람은 정해져 있다. 준비에 참여하거나 돕지도 않았으면서 타박만 하는 사람이다.
음식 맛을 불평하거나 차례 진행 방식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그렇다. 남들은 부지런히 일할 때 소파에 누워 티브이만 본 사람들이 이런 말을 자주 한다.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아 탓하기 전에 본인부터 돕고 말하자. 정 음식맛을 지적하고 싶다면 차라리 칭찬을 먼저 한 다음 문제를 제기하는 게 낫다.
명절이 끝난 뒤 스트레스로 이혼하는 가정이 늘어나는 것은 매해 있는 일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는데도 이혼율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효를 상대방에게 떠밀지 않는 것이다. 음식을 준비하는 아내를 지켜보지만 말고 도와주자. 부모님이 남편에게 눈치를 준다면 참지 말고 상황을 중재하자.
덕담과 훈계의 경계를 잘 지켜야 한다. 덕담한답시고 상대방의 아픈 곳을 찌르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한다.
좋은 덕담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올해는 하는 일 모두 잘 풀릴 거야 ▲올해는 가족 모두 건강할 거야 ▲힘든 일 생겨도 잘 이겨낼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넌 할 수 있어
덕담의 기준을 잘 모르겠다면 대충 두리뭉실하고 희망적으로 말하면 된다. “누구는 취직해서 돈 잘 번다더라, 너도 노력해 봐”, “누구는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했던데 너도 올해는 소식 들려줘야지” 등 굳이 남과 비교하며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은 훈계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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