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여론조사공정㈜ 여론조사
지도부, 이재명에 ‘포괄적 권한위임’
호남 外 전지역·연령·성별서 ‘부정적’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4·10 총선부터 적용될 선거제를 이재명 대표에게 전권 위임한 결정을 두고 국민의 53.6%가 “잘못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당초 전당원 투표로 선거제를 정하고자 했지만 ‘당원 뒤에 숨는다’는 비판이 거세자 당 지도부가 모든 권한을 ‘포괄적으로’ 당대표에게 넘겼다. 결국 이 대표는 지난 5일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불가피한’ 위성정당 창당을 결단했다. 이에 호남 지역과 민주당 지지층을 제외한 모든 지역·연령·성별에서 부정적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5~6일 전국 남녀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민주당이 의원총회나 당원투표 없이 국회의원 선거제를 이재명 대표에게 일임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물은 결과, 53.6%가 “잘못한 일”이라고 답했다. “잘한 일”이라는 응답은 33.8%,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2.6%였다.
지역별로는 호남(광주·전남북)에서만 “잘한 일”이라는 응답이 58.8%로 모든 지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잘못한 일”이라는 답변인 29.2%의 두 배에 달한다.
호남의 경우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민주당 지지층의 70.4%가 “잘한 일”이라고 평가한 반면, “잘못한 일”이라는 평가는 14.8%에 불과해 약 여섯 배의 차이를 보였다.
이외 모든 지역에서 이 대표에게 선거제를 일임한 민주당의 결정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구·경북(26.1% vs 63.0%) △부산·울산·경남(26.5% vs 58.5%) △대전·세종·충남북(30.6% vs 58.3%) △서울(“잘한 일” 31.6% vs “잘못한 일” 54.6%) △인천·경기(33.2% vs 54.1%) △강원·제주(40.6% vs 51.0%) 순으로 집계됐다.
지지정당별로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으나,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서 “잘못한 일”이라는 평가가 우세한 점이 눈에 띈다.
구체적으로 보면 민주당 지지층의 70.4%는 “잘한 일”이라고 평가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86.1%는 “잘못한 일”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녹색정의당은 “잘한 일” 27.5%, “잘못한 일” 51.6%였으며, 제3지대 등 기타 정당은 “잘한 일” 26.5%, “잘못한 일” 58.9%로 평가했다.
무당층의 경우 31.6%가 “잘한 일”이라고 평가한 반면, 42.6%는 “잘못한 일”이라고 답해 부정 평가가 우세했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적으로 봤다. 남성의 52.7%, 여성의 54.4%가 “잘못한 일”이라고 답했다. 남성의 35.6%, 여성의 32.0%는 “잘한 일”이라고 응답했다.
모든 연령대에서도 “잘못한 일”이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70대 이상에서 66.1%로 찬성 의견이 가장 많았고 이어 △60대(“잘한 일” 30.8% vs “잘못한 일” 58.1%) △50대(41.7% vs 51.2%) △20대 이하(34.4% vs 51.0%) △40대(49.8% vs 40.0%) △30대(32.4% vs 46.7%) 순으로 조사됐다.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호남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 전연령대에서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며 “이는 국민들에게 여전히 ‘위성정당’ 난립에 대한 정치적 트라우마가 가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6일 전국 남녀 유권자를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 RDD 방식 ARS로 진행했다. 전체 응답률은 3.8%로 최종 1001명이 응답했다. 표본은 지난해 12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에 따른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림가중)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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