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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대담]尹 “과학기술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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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KBS와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서 미래를 준비한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에 대해선 ‘정치공작’으로 규정하면서도 “매정하게 끊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갈등설은 일축했다.

◇과학기술 대통령

윤 대통령은 7일 밤 공개된 KBS ‘특별 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어떤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어린이를 많이 아낀 좀 따뜻한 대통령, 또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서 미래를 준비한 대통령 이런 인상을 가지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과학기술강국을 목표로 한 정책에 힘을 싣고 있다. 매 순방 때마다 과학기술 관련 일정을 소화하는 한편, 새해에는 대통령실에 과학기술수석비서관실을 9년만에 재설치했다.

◇김건희 여사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에 대해선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누구한테도 이렇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좀 문제라면 문제이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22년 9월 재미교포 목사라는 최씨로부터 명품 가방을 받는 듯한 장면이 촬영된 영상이 지난해 11월 공개된 이후 첫 입장 표명이다.

윤 대통령은 ‘여당에서 이 사안을 정치공작이라고 부르며 김 여사가 공작 희생자가 됐다고 이야기하는데 동의하느냐’는 물음에 “시계에다가 몰카까지 들고 와서 이런 걸 했기 때문에 공작이다. 또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이 지나 이렇게 터트리는 것 자체가 정치공작이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정치공작이라고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 안 하게 조금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 처신하는 게 중요하다. 단호할 때는 단호하게, 선을 그을 때는 선을 그어가면서 처신해야 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임명 등 김 여사에 대한 제도적 보좌 계획과 관련해선 “제2부속실은 우리 비서실에서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는 별로 도움 안 되는 것 같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비리가 있든 문제가 있으면 사후 감찰하는 것이지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제2부속실이 있었더라도 제 아내가 내치지 못해서, (상대가) 자꾸 오겠다고 하니까 사실상 통보하고 밀고 들어오는 건데 그걸 박절하게 막지 못하면 제2부속실 있어도 만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다만 “저나 제 아내가, 앞으로 국민께서 걱정 안 하시도록 사람을 대할 때 좀 더 명확하게 단호하게 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부연했다. 이 사안과 관련해 김 여사와 부부싸움을 했느냐는 질문엔 “전혀 안 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KBS와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한 비대위원장에겐 “선거 지휘나 공천이라든지 이런 데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는) 비대위원장 취임할 무렵에 통화를 좀 했다. 최근 통화한 적은 없다”고 했다. 이어 “가까운 사이였지만, 제가 ‘총선 끝나고 보자’고 했다. 본인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오섭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이 한 위원장과 소통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하기에는 우리 한 위원장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그것은 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도 했다.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이 한 위원장에게 사퇴 요구를 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대통령이나 당 대표 위치에 있는 사람이나 결국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사사로운 게 중요하지 않고, 그런 것을 앞세워 판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통령실 출신 총선 출마자에 대해선 “대통령실의 후광이라는 게 있기 어려울 것이다. 불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이번에 총선 나가는 분들도 다 정치에 뜻이 있었던 사람들이다. (출마자들에게) 특혜라고 하는 것은 아예 기대도 하지 말고, 나 자신도 그렇게 해줄 능력이 안 된다, 공정하게 룰에 따라 뛰라고 그렇게만 말했다”고 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없애겠다고 했다’는 질문에는 “국민의 자산 형성을 위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줄이는게 중요하다. 우리 주식시장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한국 및 외국 자본가가 투자할 수 있게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줄여야하고, 그러기 위해선 규제 조세제도에 대한 규제를 제거하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를 요청한 이유에 대해선 “근로자 안전은 두말할 나위없이 중요한 가치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 역시 우리 근로자의 경제 활동 토대가 되는 일터다. 균형이 맞아야 한다”면서 “그런데 중처법은 처벌 수위가 높고 책임 범위가 확대돼 있어서 중소기업 등이 감당하기 어렵다. 중소기업 경영이 악화되면 임금 지급 역량이 줄어들고 문 닫는 일까지 벌어진다면 많은 근로자가 일자리 잃는다. 사후 처벌보다 예방 쪽으로 시간을 주자는거다. 통계를 봐야되지만 처벌 강화와 책임 범위 확대가 안전사고 예방으로 이어지는지는 현재까지 실증적 검증 결과가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녹화를 마친 뒤 박장범 KBS 앵커에게 집무실에 설치된 120대 국정과제 현황판을 소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북한

북한에 대해선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 않은 세력들이기 때문에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을 가할 때도 불합리하고 비이성적인 결론을 낼 수도 있는 세력이란 걸 전제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주민을 위해선 경제를 살려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핵을 접고 개방하고 투자받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저는 국가를 경영하는 정치집단으로서 (북한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선 “저는 선거 때부터 이런 보여주기식 외교나 보여주기식 정치 일정은 안하겠다고 국민에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특히 “북한이 핵을 포기하든 안 하든 남북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선 톱다운 방식은 곤란하고, 실무자간 교류와 논의가 진행되며 의제도 만들고 결과를 준비해놓고 정상회담을 해야지, 그냥 추진한다고 해서 끌고 나가는 것은 또 아무 결론과 소득 없이 보여주기로 끝날 수가 있다”고 말했다.

◇핵무장

국내 일각의 ‘핵무장’ 주장에 대해선 “현실적이지 못한 이야기다. 우리가 마음먹으면 (핵 개발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국가 운영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NPT를 철저히 준수하는 게 국익에 더 부합된다”고 일축했다.

◇일본

일본 기업의 징용 피해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국내에서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선 “이미 이 판결이 앞으로 선고되는 것과 상관 없이 한일관계는 복원됐고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는 중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미국

올해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 대해선 “동맹국 선거 문제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선거 결과를 예측하거나, 언급하기는 적절치 않다”고 했다. 다만 한미 정상회담과 미국 측 인사 접견 경험을 언급하며 “여야가 따로 없이 미국 대외 기조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선 제가 볼 때는 큰 변화, 차이가 없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작년 방한한 미 상원의원단으로부터 ‘대통령은 바뀌지만 의회는 바뀌지 않는다’는 취지의 언급을 들었다며 “미국의 대외정책 기조란 게 그렇게 왔다 갔다 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 저희는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더 업그레이드하느냐 아니냐의 문제이지 큰 저기는 없을 걸로 본다”고 바라봤다.

◇중국

중국에 대해선 “대한민국과 중국 간 기본적인 국정 기조, 대외 관계 기조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요소수 사태 같은 것이 좀 있었지만 빠른 시일 내 그런 문제가 관리되고 있고 한중 관계 문제도 크게 우려할 것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시진핑 국가주석 연내 방한 가능성에 대해선 즉답을 하지 않았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전자신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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