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경로당 실태 종합 점검…어르신 뵙는 것도 중요한 나랏일”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미등록 경로당 난방비도 등록 경로당과 같은 수준으로 지원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설을 앞둔 이날 강북구의 한 미등록 경로당을 방문해 “정부 지원이 안 되는 미등록 경로당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형 아파트 같은 곳은 경로당 만들 때 등록 기준을 맞출 수 있지만, 지금 이곳처럼 기준을 맞추기 어려운 곳도 많다”며 “미등록 경로당 실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등록 기준이라는 것은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편안하게 지내시게 하려고 일정 수준 이상의 공간을 만들려고 정한 것이지, 현실적으로 기준을 맞출 수 없는 미등록 경로당에서 불편하게 지내시게 그냥 둘 순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경로당 기준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동행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가리키며 “경로당 문제 말고도 불편한 거 있으시면 여기 복지부 장관에게 다 말씀하시라”라고도 했다.
한 어르신이 “나랏일 바쁘실 텐데 얼른 가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자 윤 대통령은 “이렇게 어르신들 뵙는 것도 중요한 나랏일입니다”라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며 준비해 간 귤과 떡을 나눠 먹고, 경로당 난방과 안전 점검 상황 등을 직접 살폈다.
현장을 떠나기 전에는 차례용 백일주, 유자청, 잣, 소고기 육포 등으로 구성된 설 명절 선물을 전달했다.
대화를 마친 윤 대통령은 양옆 어르신의 손을 꼭 잡고 기념사진을 찍은 후, 한 명씩 손을 잡고 “건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경로당을 나섰다.
이날 윤 대통령이 방문한 경로당은 내부에 화장실이 없고 이용 인원이 기준에 미달한다는 등의 이유로 등록되지 않은 시설이다.
현재 노인복지법상 경로당으로 등록하려면 ▲ 회원 20명 이상 ▲ 남녀 분리 화장실 ▲ 거실·방 등 공용 공간 확보 ▲ 거실 면적 20㎡ 이상 등의 기준을 맞춰야 하며, 미등록 경로당은 난방비 등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이에 윤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국무회의에서 미등록 경로당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실효성 있는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정부 전수조사 결과 전국 미등록 경로당은 1천600여곳이며, 노인 2만3천여명이 미등록 경로당을 이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미등록 경로당에 필요한 난방비, 양곡비를 즉시 지원하는 한편, 실태조사를 거쳐 올해 상반기까지 경로당 기준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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