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하나의 중국’ 입장 불변…北도발·강제북송 방지에 中 역할 요청”
왕 “對한국 정책 안정성·연속성 유지…건강·안정적 발전 궤도 복귀 희망”
(서울·베이징=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정성조 특파원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임명 27일 만인 6일 처음으로 통화했다고 한국과 중국의 외교부가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왕 주임과 50분간 통화에서 고위급 교류와 공급망 협력 등 한중 관계, 북핵·북한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왕 주임은 앞으로 조 장관과 좋은 업무 협력 관계를 형성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조 장관을 중국에 초청했고, 조 장관은 상호 편리한 시기에 방중하는 방안에 대해 외교 채널을 통해 협의하자고 답했다.
한국 외교부는 양측이 한중 관계를 중시하고 이를 발전하기로 한 공감대를 재확인하고 양국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다양한 수준에서 전략적 교류·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양국이)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금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한중 양국이 갈등 요소를 최소화하고 협력 성과를 쌓아나가며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왕 주임은 “중국과 한국은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파트너로 수교 이래 양자 관계는 풍성한 성과를 거뒀고 양국 인민에 큰 행복을 가져다줬으며 지역의 평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중국은 대(對)한국 정책에서 안정성,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고 시종일관 한국을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이어 “한국이 긍정·객관·우호적으로 대중국 정책을 펼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며 중한 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지켜 양국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의 궤도로 되돌아가도록 추동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한국의 경제적 연계가 긴밀하고 생산·공급망이 고도로 연관돼있다”며 “양국은 응당 함께 산업·공급망의 안정과 원활함을 수호하고 경제 문제의 정치화, 안보의 일반화와 도구화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먼 친척이 가까운 이웃보다 못하다”며 “새로운 용의 해에는 중한 관계가 ‘용과 말의 정신’을 발양해 새로운 기상을 펴고 새로운 국면을 열어 양국 인민에 더 행복을 가져다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한국과 중국은 수교 이후 양국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고 한중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 정부는 대중국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고 중국과 상호신뢰를 증진하며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고위급 교류를 밀접하게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인문 등 영역에서 성과를 끊임없이 누적해 양국 관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의 ‘하나의 중국’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한국과 중국 경제·무역 연계가 밀접하고 한국은 경제·무역 문제가 안보화돼선 안되며 양국이 생산·공급망의 안정에 관해 소통과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데 찬동한다”고 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차기 정상회의 준비에 속도를 내기로 공감했다고 상기하고 이를 위한 후속 협의를 진전하자고 제안했고, 왕 부장은 의장국인 한국의 노력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고 한국 외교부는 전했다.
양국 장관은 한중 외교안보대화, 외교차관 전략대화, 1.5트랙 대화 등 협의체가 조기 개최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양국 간 무역투자를 심화해 새로운 발전 동력을 찾아 나가자는 데도 공감했다.
조 장관은 북한이 연초부터 각종 도발을 지속하며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가 금지하는 핵·미사일 개발과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추진하는 데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이 추가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의 길로 나오도록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강화하기를 당부했다.
아울러 탈북민 강제 북송에 대한 국내외 우려를 전달하고, 탈북민이 강제북송되지 않고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중국 정부의 각별한 협조를 요청하였다고 한국 외교부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왕 주임은 “현재 반도(한반도) 형세의 긴장에는 이유가 있다”며 “각 당사자가 냉정함과 자제력을 유지하고 긴장을 격화하는 언행을 택하지 않은 채 대화와 협상으로 각자의 합리적인 우려를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이날 한중 외교장관 통화는 전임인 박진 전 장관이 취임 나흘 만에 왕 주임(당시 외교부장)과 통화하는 등 종전 관례와 비교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kite@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