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김기춘 ‘약속사면’ 지적에 반박…”김관진, 장기간 국가 기여 등 고려”
(서울=연합뉴스) 이도흔 기자 = 법무부는 6일 설 명절을 앞두고 단행한 특별사면에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포함돼 ‘약속사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사면을 약속하는 경우는 없다”고 강조했다.
권순정 법무부 검찰국장은 이날 법무장관 대행인 심우정 차관이 특별사면을 발표한 뒤 브리핑을 통해 “과거에도 형이 확정되고 단기간에 사면이 이뤄진 전례가 있고 교감이나 약속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장관의 경우 고령인 점과 장기간 국가와 사회에 기여해온 점, 재판이 6년 넘게 진행된 점 등을 감안했다면서 잘못된 관행으로 직무 수행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저지른 공직자들을 다수 사면한 작년 신년 사면과의 형평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사면 대상에 이우현 전 의원, 김대열·지영관 전 기무사 참모장 등이 포함되고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구본상 LIG 회장 등도 복권됐으나 김 전 실장과 함께 재판받은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빠졌다.
다음은 권 국장과의 일문일답.
— 김 전 장관, 김 전 실장은 징역형을 미리 확정받은 뒤 사면받아서 ‘약속사면’ 논란이 있는데.
▲ 사면을 약속하는 경우는 없다. 사면 대상자들은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에서 심사를 거친 뒤 법무부 장관이 상신(보고)하면 사면권자인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거쳐서 결정한다. 사면심사위에서 사면 대상이 되는지 판단할 때 기준은 형이 확정됐는지 여부다. 한달전에 확정됐든, 전날 확정됐든 형이 확정되면 사면심사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고 사면 심사를 진행한다.
— 김 전 장관과 김 전 실장은 면제되는 잔여 형기가 어떻게 되나.
▲ 잔여형기가 얼마나 남았는지 개별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김 전 장관은 고령인 점, 장기간 국가와 사회에 기여해온 점, 무엇보다도 재판이 6년 이상 오래 진행된 점을 고려했다. 지난해 신년 사면때도 잘못된 관행으로 직무 수행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저지른 공직자들을 다수 사면했는데 그때와의 형평성을 고려했다. 또 김 전 장관은 장기간 쌓은 경륜과 능력으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 김 전 장관은 변호인도 징역형이 확정되는 걸 만류했다고 하는데 본인이 직접 재상고 취하를 요청했다. (사면을) 미리 알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 아닌가.
▲ 그런 교감이 있지 않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하지만 과거에도 형이 확정되고 단기간에 사면이 이뤄진 전례가 있다. 교감이나 약속은 있을 수 없다. 사면심사위원회는 외부 위원들로 다수 구성된다. 사면심사위의 심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사면을 약속받고 재상고를 포기한단 건 상상하기 어렵다.
— 김 전 실장과 함께 재판 받은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사면 대상에서 빠진 이유는?
▲ 사면은 사면권자인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필요성과 국민통합의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정치적 결단이다. 통상 사면 대상자에 대해 왜 사면을 실시하는지 배경을 설명하지만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에 대해 왜 사면 대상이 아닌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 조 전 수석은 사면심사위에 포함됐나.
▲ 사면 심사 대상이 됐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이 어렵다.
— 이번 사면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측은 야권 주요 인사가 빠져서 형평성이 어긋난다고 지적하기도 하는데.
▲ 공개된 사면 대상자 중 이전 야권 소속 정치인들도 몇명 포함됐다. 다만 고위공직자의 경우에는 여권·야권으로 구분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 사면권 행사는 국민 통합의 측면을 고려하기 때문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지만 기계적인 균형을 일부러 맞추지는 않는다.
— 이번 사면에서 경제인 5명을 사면했는데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 구본상 LIG 회장만 공개 대상이다. 나머지 3명은 누군가.
▲ 공개 대상은 인위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고위공직자, 자치단체장, 국회의원 등 정치인, 주요 기업 임원에 대해서만 공개해온 전례가 있고 이 기준을 고려해 사면심사위가 알권리 측면에서 공개여부를 결정한다. 나머지 경제인 3명은 공개가 의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공개 원칙에 따라 누군지 말하기 어렵다.
— 김대열·지영관 전 기무사 참모장은 지난해 12월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가 지난달 31일에 갑자기 상고를 취하했다. 이 두 사람은 현재 수감중인가.
▲ 두 사람도 범행 경위, 장기간 국가와 사회에 기여한 점, 수사와 재판이 오래 걸린 점을 고려했다. 지난해 신년 사면 당시 잘못된 관행으로 직무수행 과정에서 처벌받은 사람들을 다수 사면한 부분과의 형평성도 고려했다. 두 사람과 동일한 범죄의 공범에 대해 지난해 사면이 이뤄진 점, 상급자 지시에 따른 행위란 점도 고려했다. 다만 개별적인 형을 집행한 상태인지는 확인이 어렵다. 잔형 집행 여부는 개별적으로 검찰에서 확인할 문제고, 사생활 부분 때문에 공개된 자리에서는 확인이 어렵다.
— 김장겸·안광한 전 MBC 사장 사면 이유는
▲ 30년 이상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언론 발전에 기여한 점을 고려했다. 적폐청산이란 이름으로 지난 정부에서 수사와 재판이 이뤄진 공직자에 대해 다수 사면하지 않았나. 이 건도 그와 성격이 비슷하다. 국정농단·적폐청산이란 이름으로 수사와 재판이 진행된 사람들에 대한 형평성을 고려했고 동종사범에 대해 사면이 있었던 전례와 범행 경위, 그 이후 경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 소강원 전 국군기무사령부 참모장은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때 복권됐는데 이번에도 복권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 이번 사면은 지난 광복절 특사와는 다른 건이다. 광복절 특사는 2014년 세월호 유가족 사찰 건이다. 이번 건은 2017년 계엄령 관련 문건을 작성하면서 구성된 TF의 특근매식비 예산을 배정받기 위해 허위공문서를 작성했다는 사건이다.(정유림 국방부 정책담당관 답변)
leed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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