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을 출사표 낸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
“재건축, 총선 결과 따라 빨라지거나 멈출수도”
“분당, ‘재건축 선도지구 전국 최다’ 지정 노력”
“광역교통 혁신안 준비…1기 미래 도시 탄생”
분당 미금역 3번 출구 앞에 위치한 분당프라자 6층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22대 총선 분당을 선거구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큼지막한 사진과 함께 ‘능력이 다르면 성과가 다릅니다’ ‘1기 신도시 특별법 21대 국회 최초 발의’ ‘분당의 자부심을 되찾겠습니다!’라고 적힌 시트지가 감싸고 있는 사무실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바로 보이는 정면 벽면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인이 들어간 벽시계가 걸려있었다. 반대편 벽면에 걸린 큰 현수막엔 지난해 12월 초 용산을 떠나기 전 윤 대통령과 함께 찍은 송별 기념사진과 같은 해 4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각각 찍은 총 세 장의 사진이 자리 잡고 있었다. 김은혜 국민의힘 분당을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사진의 의미에 대해 “세계 속의 분당을 만들겠다는 각오”라고 했다.
5일 오후 분당 캠프 사무실에서 김 예비후보를 만났다. 지난해 12월 초 홍보수석에서 물러난 뒤 가진 첫 대면 언론 인터뷰다.
4년 만에 다시 분당으로 돌아온 그에겐 자신감이 묻어났다. 김 예비후보는 “초선 의원 시절엔 정부를 상대로 문제 제기를 주로 했지만, 지금은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등 정부·여당 핵심 관계자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이전보다 더 강력하고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당에 최대한 많은 재건축 선도지구가 지정되도록 하겠다”며 “2024년 분당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선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총선용 포퓰리즘이라고 규정하며 국민의 삶을 망가뜨린다고 했다”며 날을 세운 뒤 “이번 수도권 총선은 재건축·재개발 추진팀과 반대 세력 간의 대결”이라고 했다. 분당을은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때부터 친명(친이재명)계 김병욱 민주당 의원(재선)이 내리 당선되면서, 격전지로 분류되는 분위기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분당갑에서 당선된 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선인 대변인을 맡다가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다. 지난해 12월 초까지 홍보수석으로 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누구보다 윤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의중을 잘 파악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1971년생의 김 예비후보는 정신여고·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MBC 보도국에 입사해 사회부·정치부 기자를 거쳐 앵커로 활약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 부대변인과 대변인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2010년 청와대에서 나온 뒤엔 KT 커뮤니케이션실장, MBN 특임이사 등을 지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분당을 출마 결심 배경은.
“나는 분당이 키워준 정치인이다. 2020년 21대 총선 때 분당 주민들이 나를 국회에 입성시켰고, 여당 경기도지사 후보에 이어 대통령실 홍보수석으로 만들었다. 분당 주민들이 없는 김은혜는 상상할 수 없다. 분당은 정치적 고향이다. 분당에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분당 주민들과 했던 약속을 완성하기 위해 다시 출마를 하게 됐다. ‘1기 신도시 특별법'(노후 도시의 스마트 도시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21대 국회에서 최초로 발의했다. 전국 최다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을 비롯해 이주 단지 조성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책임지고 마무리 지을 것이다.”
Q. 4년 전 총선에 출마했을 때의 김은혜와 지금의 김은혜는 무엇이 가장 달라졌나.
“분당을 위해 더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경험과 정책을 실현 시킬 힘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지금 분당의 가장 큰 현안은 재건축이고, 이와 더불어 광역교통망 확충도 수반되어야 한다. 초선 의원 시절엔 정부를 상대로 문제 제기를 주로 했지만, 지금은 대통령실 경제수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국토교통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등 정부·여당 핵심 관계자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이전보다 더 강력하고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한다.”
Q. 지역 분위기는 어떤가.
“지난 8년간 민주당에게 빼앗겼던 분당을이다. 이번에는 반드시 국민의힘이 승리해야 한다는 분당 주민들의 간절함을 많이 느꼈다. 분당의 많은 주민들께서 지역의 여러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힘 있는 여당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말씀한다.”
Q. 이번 총선의 의미를 규정한다면.
“1973년 성남이 만들어지고, 1989년 분당신도시 건설이 시작된 뒤 1991년 입주를 시작했다. 판교신도시는 2004년 택지조성 사업에 착수해 2009년 첫 입주가 이뤄졌다. 2024년의 분당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1기 미래 도시로 탄생할 시점이다.
지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국민들은 고통 속에 살았다. 분당의 경우에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할 정도로 아파트가 노후됐지만 재건축을 진행하지 못했다. 1기 신도시 특별법이 (지난해 12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지난 1월 10일 (준공 30년이 지난 아파트의 경우 안전 진단 없이 재건축에 착수하고 사업 기간도 최대 3년 단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로 각종 규제가 풀리면서 재건축이 가시화됐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가능하려면 18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총선용 포퓰리즘이라고 규정하며 국민의 삶을 망가뜨린다고 했다.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번 수도권 총선은 재건축·재개발 추진팀과 반대 세력 간의 대결이다. 총선 결과에 따라 분당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 재건축·재개발이 빨라질 수도 있고 멈출 수도 있다.”
Q. 주요 공약을 소개한다면.
“우선 분당에 최대한 많은 재건축 선도지구가 지정되도록 하겠다. 이번 정부 임기 내 착공을 위해선 선도지구 지정이 필요한데, 정부와 지자체 간 소통이 중요하다. 그래서 최근에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신상진 성남시장을 만나 ‘분당 선도지구 최다 지정’에 대해서 상의를 했고 공감을 이끌어냈다.
두 번째는 신속하고 충실한 광역교통망 확충이다. 재개발·재건축을 하다 보면, 그 도시가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초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SRT(수서고속철도)-신분당선-수인분당선-분당도시철도-광역버스까지 이어지는 ‘분당 광역교통 혁신안’을 준비 중이다.
세 번째는 ’24시간 어린이 병원’을 유치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건강 사각지대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아직 발표는 안 했지만, 어르신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사실 수 있도록 돕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4개를 모두 합치면 ‘1기 신도시’가 ‘1기 미래 도시’로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Q. 이번 선거의 캐치프레이즈는 무엇인가.
“‘분당의 자부심을 되찾겠습니다’이다.”
Q. 재선에 성공한다면, 당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
“당이 요청한다면 어떤 역할이든 다할 생각인데, 지금 내 머릿속에는 분당밖에 없다.”
Q. 캠프 한쪽 벽면에 걸린 현수막에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각각 찍은 세 장의 사진이 담겨 있는데, 어떤 의미인가.
“세계 속의 분당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분당엔 IT 기업이 밀집해 있고, IT는 수출의 중심이다. 정부·여당이 원팀이 되어서 분당 주민들의 바람을 현실화 시키겠다는 의지를 세 장의 사진으로 담았다.”
Q. 대통령실 홍보수석으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됐던 순간과 아쉬웠던 순간을 하나씩 꼽는다면.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굉장히 높다. 해외 순방을 통해 각국 정상과의 신뢰를 구축하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국민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래를 열어가는 데에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자부한다. 2023년 외국인직접투자(FDI)액이 327억 달러(약 43조원)를 기록했다. 1962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치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11월 기준 15~64세 고용률도 1989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인 69.6%로 나타났다.
또 양국 간의 신뢰가 기반해야 가능한 기록적인 방산 수출도 성사됐다. 방산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12월 호주와 레드백 장갑차 129대를 24억 달러(약 3조1,500억원)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한 게 대표적인 예다.
다만 그 어떤 것보다 이런 성과들을 국민들이 체감하는 게 중요한데, 그 과정에서 좀 더 역할을 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 홍보수석으로서 기자들과 국민들의 목소리를 잘 경청했었는지 반추하면서 더 열심히 잘해야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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