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을에 출마해 정청래 민주당 의원을 꺾고 오겠다고 선언했던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불출마를 결정하자, 일부 방송사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대통령실에 한발 물러섰다거나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 위원장은 용산 요구에 순응한 것 아니냐는 해석에 잘못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는 이번 22대 총선에서 출마하지 않는다”며 “숙고 끝에 내린 저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제 결심”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은 “서울 마포을 선거구를 포함한 4·10 총선 승리를 위해 비상대책위원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방송사들은 여러 분석을 내놓았다. MBC는 이날 ‘뉴스데스크’ <김경율 “총선 안나가”‥용산 승리로 봉합?>에서 “한동훈 위원장은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받고도 김 위원을 엄호했지만, 끝내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
YTN도 같은 날짜 ‘뉴스나이트’ <‘사천 논란’ 김경율 불출마...한동훈 리더십 흔들?>에서 “‘사천 논란’ 관련한 위원장의 정치적 부담을 덜고, 이재명·운동권 저격수 등 ‘비대위원’으로의 역할론 부각에 주력하는 모양새”라면서도 “다만 ‘한동훈 복심’으로도 꼽혔던 김 비대위원의 불출마가 총선을 두 달여 남긴 ‘한동훈 호’에 적잖은 타격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방송했다.
YTN은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본질적 문제를 건드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번 결정이 자칫 ‘수평적 당정 관계’ 요구에 역행하는 의미로 평가되는 것 아니냔 우려도 나온다”고 비판했다.
TV조선은 메인뉴스 ‘뉴스9’ <‘사천 논란’ 김경율 불출마 선언>에서 “김 위원의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한 사과 요구로 대통령실과 여당간 갈등이 촉발된 데 대해 책임을 지는 차원이란 분석도 나온다”며 “다만 민주당 정청래 의원과 김 위원의 맞대결이 무산되면서 한동훈 비대위가 띄웠던 ‘운동권 청산론’ 구도가 다소 약해질 거란 우려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채널A는 ‘뉴스A’ <‘사천 논란’ 김경율 결국 불출마>에서 “당내에서는 국민의힘과 한 위원장이 ‘공정 공천’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서도 사천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심적 부담을 느꼈을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KBS는 ‘뉴스9’ <김경율, 총선 불출마…“지역의대 신설”>에서 “본격적인 공천 심사를 앞둔 당에서는 김 비대위원의 불출마가 공천 잡음을 사전 차단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긍정적 효과에 주목했다.
이런 가운데 야당은 또다른 대통령실의 당무개입이라고 논평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5일 서면브리핑에서 “이러려고 윤 대통령은 서천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하고 엿새 만에 한동훈 위원장을 다시 만났느냐”고 되물었다.
박 대변인은 “누가 봐도 대통령실의 힘이 작용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출마 계획을 국민 앞에 밝혀놓고 갑자기 마음을 바꾼 이유는 다른 것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불출마하게 만드는 것이 시스템이고 투명한 공천이냐”며 “김경율 비대위원의 불출마 선언은 용산의 주문에 한동훈 위원장이 또 한 번 무릎을 꿇은 당무 개입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같은 분석을 두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본인의 결단임을 강조하면서 용산에 순응했다는 취지의 분석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5일 여의도 중앙당사 출근길 문답에서 ‘김경율 비대위원 불출마에 사전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의에 “아쉽게 생각하나 본인의 확고한 결정이기 때문에 존중하기로 했다”며 “주말 정도에 저에게 그 말씀을 하면서 취지를 설명하셔서 제가 잘 들었다”고 답했다.
‘김경율 비대위원이 당정갈등의 빌미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한 위원장이 용산 요구에 순응한 것이라는 해석’을 어떻게 보느냐는 다른 기자 질의에 한 위원장은 “잘못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 위원장은 ‘혹시 만류했나’라는 이어진 질의에 “저는 출마를 해서 이겨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며 “김경율은 누구 얘기 듣는 사람이 아니다. 제가 뜻을 이해했기 때문에 존중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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