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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투입’ 지역·필수의료 대책에도 의료계 ‘냉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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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정부가 필수·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4대 정책 패키지를 제시한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향후 쟁점이 될 수 있는 사안이 있어 추가적인 논의는 물론 세부적인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2일 정부 발표를 종합하면 전날 정부는 대통령 주재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여덟 번째,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을 진행했다.

이번 민생토론회에는 필수·지역의료 문제의 생생한 현실과 근본적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일반 국민, 의료인,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이날 정부는 필수의료 살리기의 근본 해법으로 4대 정책 패키지를 보고했다. 4대 정책 패키지에는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 등이 담겼다.

우선 정부는 의료인력을 확충에 나선다. 오는 2035년 수급을 고려해 2025학년도부터 입학정원을 확대하고, 수급추계에 따른 주기적 정원 조정시스템을 구축한다.

정원 증원과 함께 의대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충분한 임상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수련·면허체계를 개선한다. 이와 함께 전공의 36시간 연속근무 축소를 통한 수련환경 개선과 병원의 전문의 중심 운영 전환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지역의료도 강화된다. 지역완결 필수의료 확립을 위해 국립대병원 및 지역의 민간·공공병원을 집중 육성하고 필수의료 협력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지역의료 혁신시범사업(선정된 권역에 3년간 최대 500억원 지원)을 마련한다.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근무할 필수의사 확보를 위해 의대 지역인재전형을 대폭 확대하고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도입을 추진한다.

의료사고 안전망을 구축하기도 한다. 모든 의료인의 보험·공제 가입을 전제로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처벌 특례를 적용하고, 이를 통해 의료인은 안정적인 진료환경 속에서 중증·응급 등 진료에 집중할 수 있게 하고 환자는 빠르고 충분한 보상을 받게 된다. 분만 등 무과실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 보상도 강화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보상체계 공정성을 제고할 예정이다. 오는 2028년까지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필수의료 수가를 집중 인상하고, 행위별 수가로 지원이 어려운 필수의료 영역에 대해서는 공공정책수가와 대안적 지불제도를 확대해 지원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비급여 시장의 의료체계 왜곡 방지 및 보상 불균형 해소를 위해 도수치료 등 비중증 과잉 비급여는 병행되는 급여진료의 건강보험 청구 금지 즉, 혼합진료금지를 추진하고,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미용 의료 분야에 관해서는 시술 자격 개선 등을 포함한 종합적 제도 개선을 이끌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정책 패키지의 강력한 추진을 위해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조직해 개혁 실천 로드맵 마련을 신속히 추진하고, 발표 예정인 건강보험 종합계획을 통해 패키지 추진을 뒷받침한다.

서울 서초구 소재 모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서울 서초구 소재 모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의료계 싸늘…“논의 안 된 부분 많아”

그러나 대한의사협회,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등의 의료계는 대한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와 지역 의료인력 확보의 대안으로 내민 ‘혼합진료 금지’와 ‘개원면허’ 때문이다.

혼합진료란 급여(보험) 진료와 비급여(비보험) 진료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을 뜻한다. 이를 두고 의료계는 당장 환자의 불편으로 이어질 것이며, 필수의료를 오히려 더욱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의료계는 개원면허 도입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드러냈다. 개원면허는 의사 면허와 별도로 일정 기간 임상 수련을 마친 자에게만 개원 자격을 주는 제도인데, 이가 엄연히 개인의 자유를 국가가 침해하는 행위라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입장문 통해 “의료계와 충분한 소통 없이 발표된 국민의 치료선택권을 제한하는 비급여 혼합진료 금지, 사망사고 및 미용·성형을 제외한 제한적 특례적용 범위, 개원면허 및 면허갱신제 도입 등 의사면허에 대한 통제 및 규제 등에 대해서는 큰 우려와 함께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의 실효성을 담보하고 의료계의 각종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개개의 사안에 대한 향후 실천 로드맵 마련 시 전문가단체인 대한의사협회 등과 반드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정부가 필수의료 수가를 인상하기 위해 오는 2028년까지 10조원 이상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인해 건강보험 지출이 증가하면서 적립금이 고갈되고 있는 것을 근거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투데이신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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