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권역 광역급행열차 도입…주요도시 복합 문화·스포츠 공간 조성”
재원으로 ‘민자 유치’ 제시…韓 “원하는 지역 많아 규모의 경제 될 것”
(서울·수원=연합뉴스) 홍정규 안채원 기자 = 국민의힘은 전국 주요 도시의 철도를 지하화하고, 지하화로 만들어지는 상부 공간과 주변 부지를 통합 개발하겠다고 공약했다.
철도로 단절되고 노후화된 구(舊)도심은 철도 지하화에 이어 용도규제 특례를 적용, 지역 특성에 맞는 ’15분 생활권’으로 정비·개발하기로 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공약개발본부(본부장 송언석)는 31일 수원 장안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구도심 함께 성장’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수원 장안구는 복복선(複複線·복선을 이중으로 놓은 4개 선로)인 경부선 철도가 지나면서 도시가 동서로 갈린 지역이다.
국민의힘은 수원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의 도심 단절을 초래하는 철도를 지하화하고, 이렇게 생겨난 철도 상부 공간과 주변 부지를 통합 개발해 ‘미래형 도시공간’으로 재창조하겠다고 밝혔다.
권영세 의원이 정부와 협의해 발의한 ‘철도 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하면서 법적 근거는 갖춰졌다.
정부가 철도 용지를 사업시행자에게 현물 출자하고, 시행자는 채권을 발행해 지하 철도건설 사업비를 투입한 뒤 상부 토지를 조성·매각해 투입 비용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환승 거점, 중심 업무지구, 유통 거점 등을 특화해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한 위원장은 지역 주민들과 만나, 이 같은 공약을 발표하며 “철도는 일제 시대에 만들어졌고 사실상 수원의 발전을 견인해온 것이나 다름없지만, 지금은 동서를 명확히 가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철도 지하화가 의도되지 않은 이 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원 시민들이 아무 이유 없이 겪어온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간 자본을 유치해 철도 지하화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위원장은 “철도 지하화가 되면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편익이 굉장히 많다”며 “일률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철도 지하화는 민자 유치로 이뤄져 재원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걸 원하는 지역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면 규모의 경제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의힘은 철도 지하화와 함께 전국 주요 권역에 광역급행열차를 도입해 ‘1시간 생활권’을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철도에 의해 단절된 구도심은 소외·고립 지역이 되고, 기형적 교통체계 탓에 상습 정체를 앓는다고 국민의힘은 설명했다.
이를 지하화해 구도심을 ‘공원-도시결합 미래형 도시’로 정비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공원, 직장, 주거, 편의시설 이용이 15분 안에 이뤄지는 생활권을 만들고, 용도·용적률·건폐율 규제 특례를 적용해 효율적인 도시 재설계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돌봄 클러스터를 갖춘 청년·신혼부부 주택, ‘병품아'(병원을 품은 아파트), 실버 스테이 등을 구도심 재설계의 사례로 들었다.
국민의힘은 또 전국 주요 도시에 복합 문화·스포츠 공간을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전시·공연 등 문화 공간, 스포츠·e스포츠 활동 공간, 지역 고유의 음식점, 카페, 쇼핑 공간이 한 곳에 들어서도록 세제를 지원하고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공약 발표 현장에서 서울시의 무제한 대중교통 카드인 기후동행카드를 경기도와 연계해달라는 청년 주민의 요청을 받고 “결과적으로 생활권의 문제”라며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철도 지하화의 모범적 사례로 지역구인 강릉 ‘월화거리’를 꼽은 뒤 “긴 호흡으로 보면 도시의 잠재력과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장기 투자”라며 “적절한 재정 투입과 상부 공간 개발 이익을 활용할 묘수를 초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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