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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수원 도심을 동·서로 가르는 경부선 철도 일대를 둘러보고 3호 총선 공약 ‘구도심 함께 성장’을 발표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수원 장안구 천천동 도보 육교 인근 카페에서 “이 철도를 지하화하는게 수원의 동·서간 격차, 굉장히 고착화돼 있는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3호 공약택배를 전달했다.
천천동 도보 육교는 수원을 가로지르는 경부선 철도를 건널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수원 장안구는 복복선(複複線·복선을 이중으로 놓은 4개 선로)인 경부선 철도가 지나면서 도시가 동서로 갈린 지역이다.
한 위원장은 “철도는 일제 시대에 만들어졌고 사실상 수원의 발전을 견인해온 것이나 다름없지만, 지금은 동서를 명확히 가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와서보니 왜 그동안 모든 사람이 원했지만 하지 못했는지 알겠다”며 “대단히 어려운 과제지만 수원 시민들의 격차해소를 위해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공약 택배를 주문한 시민 오송희 씨와 함께 천천동 육교를 비단마을에서 성균관대 방향으로 함께 걸었다.
오씨는 “육교가 아니면 지역을 넘어갈 방법이 없다. 밑으로 내려가면 지하철이 있는데 초등학생들이 지나다니기에 위험하다”며 “철도를 지하화해주면 유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육교에서 양 방향을 둘러보며 “양쪽 분들의 생각이 많이 다른가?”라고 묻자 오씨는 “옛날엔 갈등이 심했는데 지금은 이거라도 이용하니까 좀 (나아졌다)”고 했다.
천천동 육교를 기점으로 동쪽에 대형병원, 행정시설, 학교 등이 밀집해있어 서쪽 주민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쪽 수원은 발전하지만, 서수원은 그렇지 않다는 ‘격차’에 따른 박탈감도 있다. 수원 동쪽에 밀집된 광교신도시 등을 뜻하는 것이다. 오씨는 “신도시 개발도 좋지만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이 철도가 지하화되면 수원을 브랜드화할 수 있다고 저는 믿는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전국 주요 도시의 철도를 지하화하고, 지하화로 만들어지는 상부 공간과 주변 부지를 통합 개발하겠다고 총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철도로 단절되고 노후화된 구(舊)도심은 철도 지하화에 이어 용도규제 특례를 적용, 지역 특성에 맞는 ’15분 생활권’으로 정비·개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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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민간 자본을 유치해 철도 지하화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위원장은 “철도 지하화가 되면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편익이 굉장히 많다”며 “일률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철도 지하화는 민자 유치로 이뤄져 재원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걸 원하는 지역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면 규모의 경제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철도 지하화와 함께 전국 주요 권역에 광역급행열차를 도입해 ‘1시간 생활권’을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철도에 의해 단절된 구도심은 소외·고립 지역이 되고, 기형적 교통체계 탓에 상습 정체를 앓는다고 국민의힘은 설명했다. 이를 지하화해 구도심을 ‘공원-도시결합 미래형 도시’로 정비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공원, 직장, 주거, 편의시설 이용이 15분 안에 이뤄지는 생활권을 만들고, 용도·용적률·건폐율 규제 특례를 적용해 효율적인 도시 재설계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돌봄 클러스터를 갖춘 청년·신혼부부 주택, ‘병품아'(병원을 품은 아파트), 실버 스테이 등을 구도심 재설계의 사례로 들었다.
전국 주요 도시에 복합 문화·스포츠 공간을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전시·공연 등 문화 공간, 스포츠·e스포츠 활동 공간, 지역 고유의 음식점, 카페, 쇼핑 공간이 한 곳에 들어서도록 세제를 지원하고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공약 발표 현장에서 서울시의 무제한 대중교통 카드인 기후동행카드를 경기도와 연계해달라는 청년 주민의 요청을 받고 “결과적으로 생활권의 문제”라며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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