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서 이기든 지든 철도지하화”…구도심 개발 공약 제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함께 반도체 간담회…”대한민국 흥망 좌우”
(서울·수원=연합뉴스) 이유미 안채원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경기도 수원에서 구도심 개발 공약을 꺼내 들었다.
전국 주요 도시의 철도를 지하화하고 주요 권역에 광역급행열차를 도입하는 것이 골자로, 한 위원장이 강조해 온 ‘격차 해소’ 정책의 일환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수원에서 이 같은 공약을 발표하고 “육교와 철도 부분을 덮고 거기에 공원과 산책로, (뉴욕) 맨해튼의 스카이라인 같은 것이 생긴다고 생각해보라. 지역 전체가 발전하면서 사업 기회가 많이 생기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현실의 장막을 걷어내는 것만으로 격차 해소의 상당 부분을 이뤄낼 수 있다”며 “제가 말하는 격차 해소는 실천해서 바로바로 가시화할 수 있는 격차 해소”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장안구 천천동의 보도육교를 지역 주민과 함께 걸으며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육교는 지상 철도로 인해 양분된 수원 도심 지역(지하철 1호선 성균관대역∼화서역)을 연결하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다.
한 위원장은 당 상징색인 빨간 조끼와 청바지를 입고 ‘국민택배’라고 적힌 상자를 들었다.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직접 배송하는 택배 기사 이미지를 연출한 것이다.
‘격차 해소’는 ‘정치개혁’과 함께 한 위원장이 이번 총선의 핵심 의제로 제시하는 이슈로, 한 위원장은 최근 교통 격차 해소를 수도권 주력 공약으로 내세우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5일 “경기권이 사실 서울과 같은 생활권, 직업권, 교육권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교통 문제에 대해 많은 분이, 특히 생활인으로 편입되는 젊은 분이 고통을 느끼고 있다”며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 공약개발본부는 다음 달 말까지 교통뿐 아니라 안전, 문화, 치안, 건강,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격차 해소 방안을 정책 공약으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구도심 개발 공약 발표에 앞서 수원의 한국나노기술원을 방문, 기업인들과 현장간담회를 열고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 의지도 밝혔다.
한 위원장이 영입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도 함께했다.
한 위원장은 “우리가 고 사장 같은 분을 삼고초려해 모시고 반도체 산업 분야 정책 행보를 우선순위로 진행하는 건 정치가 이분들을 지원하고 뜻을 펼치게 하는 게 핵심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건 그냥 하나의 산업이라기보다는 대한민국 흥망을 좌우하는 것”이라며 “이 반도체 산업이 역사에 그치지 않고 미래가 되게 해야 할 중요한 임무가 우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이 이달 들어 수원에만 두 번째 방문하며 정책 행보를 본격화한 것은 국민의힘의 수도권 총선 전략과 맞닿아 있다. 한 위원장은 지난 5일엔 경기도당 신년회를 위해 수원을 찾았다.
국민의힘은 경기도 핵심 도시인 수원이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탈환의 전략적 요충지라고 보고 있다.
직전 21대 총선 참패로 수도권 119석 가운데 국민의힘 의석은 17석에 불과하다. 특히 수원은 5석 모두 민주당이 가져갔다.
국민의힘은 경쟁력과 인지도를 갖춘 인사들을 수원에 공천, 수원을 시작으로 수도권 바람몰이를 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현역 의원 대항마로는 김현준 전 국세청장(수원갑),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수원병), 이수정 경기대 교수(수원정) 등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한 위원장은 수원 총선 전략 질문에 “어떤 지역을 탈환한다는 말은 국민에 대한 예의는 아닌 것 같다”며 “우리는 수원에서 이기든 지든 (철도) 지하화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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