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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이 북방영토와 관련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발언과 미일 관계를 겨냥해 ‘할복’, ‘원폭’ 등 민감하고 과격한 표현을 써가며 날을 세웠다. 북방영토는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이며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3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X(옛 트위터)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정기국회 시정연설 내용 중 러시아와 분쟁 중인 북방 영토에 관한 언급을 지적했다. 이날 기시다 총리는 연설의 ‘외교’ 부분에서 “일러 관계는 엄중한 상황에 있지만, 우리나라로서는 영토문제를 해결하고 평화조약 체결 방침을 견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를 두고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은 “북방 영토에 대한 일본인의 감정은 알 바 아니”라며 “이곳은 분쟁 지역이 아니라 러시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슬픔을 느끼는 사무라이들은 할복이라는 일본 전통의 방식으로 생(生)을 마감하면 된다”는 말과 함께 할복하는 일본 무사 사진을 첨부하고 “물론 감히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미국과의 우호적인 관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일본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의 미국의 원폭 투하)를 완전히 잊어버린 채 미국과 프렌치 키스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게 분명하다”고 비아냥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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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 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푸틴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끝난 2008년 당시 러시아 연방 헌법은 대통령 3선 연임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푸틴은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측근인 메드베데프를 대통령 후보로 지목했다. 이후 메드베데프가 당선된 뒤 푸틴은 총리로 지명받아 국정에 관여했다. 메드베데프는 현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을 맡고 있다.
한편,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도 같은 날 외교 연설에서 독도와 관련해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이러한 기본적인 입장에 근거해 의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억지 주장을 펼쳤다. 일본 외무상은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가 2014년 외무상 시절에 했던 외교 연설에서 “일본 고유의 영토인 시마네현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라고 말한 뒤 11년간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발언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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