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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차(EV)에 올인(다걸기)해 하이브리드를 원하는 구매자를 다른 업체에 빼앗길 수 있다고 딜러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GM 자문위원회 참여하고 있는 일부 영향력 있는 딜러는 최근 여러 회의에서 완전 전기차로 전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고객을 잃을 수 있다며 하이브리드 모델을 도입하도록 경영진을 압박했다고 WSJ이 이 논의에 관여한 인사를 인용해 전했다. 미국의 딜러들은 수백대의 차량을 일시불로 구매하기 때문에 자동차업체에 대한 영향력이 크다.
GM은 내연기관차에서 하이브리드 단계를 거의 거치지 않고 2035년까지 완전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딜러들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원하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지만, GM 경영진들을 딜러들의 견해를 인정하면서도 향후 하이브리드 옵션에 대해 어떠한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이 인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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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은 딜러들의 호소는 전기차로의 전환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에게 또 다른 차원의 압박이라고 해석했다.
다른 경쟁사들과는 달리 경영진이 불필요한 중간 단계로 여겼던 하이브리드 시장을 거의 포기하고 전기차에 올인한 GM이 하이브리드 모델 추가를 결정할 경우 중대한 전략적 반전을 의미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바라 CEO는 지난달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진행된 한 행사에서 GM이 중국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며 이 모델의 미국 내 도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나는 여전히 가능한 한 빨리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이 최종 단계(endgame)라고 믿는다”며 “하지만 우리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이 어디에 있는지 계속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지난 20년 동안 미국 시장에서 GMC 유콘과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하이브리드 버전 등을 출시했고, 2010년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쉐보레 볼트를 시장에 내놓았지만 판매 저조로 단종했다.
이런 상황에서 높은 가격과 충전소 문제에 대한 우려로 거부감이 확산되면서 최근 수년 동안 순조롭던 전기차 판매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대신 하이브리드 시장이 급성장하는 것은 GM에 딜레마가 되고 있다.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하이브리드 차량의 미국 내 판매량은 2022년 소폭 감소한 후 지난해 50% 이상 급증했다.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자동차 대리점을 운영하는 크리스 헤머스마이어 딜러는 “현재 가장 인기는 하이브리드”라며 소형 SUV 기아 스포티지, 스텔랜티스의 지프 랭글러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그랜드 체로키(4xe) 등 비(非) GM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가 호조를 보여 전기차에 집중한 GM이 고객을 잃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도요타·혼다(本田)·현대·기아차가 주요 업체이고, 수십 종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가운데 스텔란티스의 SUV가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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