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난해 연말 결산회의 통해
해군 수중·수상전력 제고 강조
김정은 “해군 핵무장화, 절박한 과업”
북한이 순항미사일 도발 나흘 만에 잠수함에서 순항미사일을 거듭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연말 결산회의를 통해 수립한 올해 계획에 따라 신무기 시험을 지속하며 해군력 강화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오전 “당 중앙위원회 비서들, 해군사령관, 기타 지도간부들과 함께 새로 개발된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며 “7421초, 7445초간 동해 상공에서 비행해 섬 목표를 명중타격했다”고 전했다.
앞서 우리 군은 전날 오전 8시경 북한 신포 인근 해상에서 미상 순항미사일 수발을 포착했다며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지난 24일 “신형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첫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던 만큼, 첫 시험발사 나흘 만에 잠수함을 활용한, 발사 플랫폼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주장을 편 셈이다.
군 “단기간에 발사 플랫폼 바꿔… 과장 가능성 연관”
우리 군은 북한 발표가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주장한 비행시간 등이 과장되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추가적인 사항은 한미 정보당국이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동일한 미사일도 어디에서 쏘느냐에 따라서 상당한 기술적 보완이나 발전이 있어야 한다”며 “그렇게 짧은 기간에 발사 플랫폼을 바꿨다는 것은 과장 가능성에서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매주 도발 이어가는 북한
‘해상 핵무기’ 연이어 시험
새해 들어 북한 도발은 한 주도 빠짐없이 이어지고 있다. 포문을 연 것은 지난 5~7일 ‘서해 완충구역’으로 쏟아진 370여 발의 해상 포사격이었다. 지난해 11월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한 북한이 후속조치 차원에서 군사합의에 명시된 완충구역을 겨냥해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특히 북한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부부장이 ‘남측 군부가 폭약 소리를 포사격으로 오인했다’는 기만전술까지 폈지만, 이렇다 할 반향은 없었다.
북한은 지난 14일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한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도발도 감행했다. 닷새 뒤엔 새로운 수중 핵무기 체계(해일-5-23) 시험에 나섰다는 주장도 폈다. 이어 지난 24일과 28일에는 순항미사일 불화살-3-31을 연거푸 쏘아올렸다.
지난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강조했던 ‘해군 강화 조치’ 등이 1월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2격 능력’ 확보에 주력해 온 북한이 올해 수중 무기체계 개발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해 왔다. 2격 능력이란 상대 국가의 1격(핵공격)으로 큰 피해를 입더라도 핵무기로 보복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실제로 북한은 전원회의 결론을 통해 “선박공업 부문에서 제2차 함선공업혁명을 일으켜 해군의 수중 및 수상 전력을 제고하며 국방력 발전 5대 중점목표 수행에서 미진된 과업을 빠른 기간 안에 집행하는 것을 중심 과업으로 제시”한 바 있다.
‘국방력 발전 5대 중점목표’는 지난 2021년 제8차 노동당대회를 계기로 수립됐으며, 해군과 관련해선 △고체엔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핵잠수함 △수중 발사 핵전략무기 등이 주요 목표로 거론됐다.
지난 몇 주간 북한이 시험했다고 밝힌 해일-5-23과 불화살-3-31은 모두 관련 목표 달성을 위한 군사행동으로 풀이된다.
2021년 당대회서 마련한
‘국방 5대 목표’ 중 하나인
핵잠수함 건조 의지 재확인
같은 맥락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전날 핵잠수함 건조 사업에 대한 점검도 진행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핵잠수함 건조 사업을 구체적으로 료해(파악)했다”며 “핵동력잠수함과 기타 신형 함선 건조 사업과 관련한 문제들을 협의하고, 해당 부문들이 수행할 당면 과업과 국가적 대책안들을 밝혔으며, 그 집행 방도에 대한 중요한 결론을 줬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조성된 현 정세와 전망적으로 존재하는 위협들은 우리가 해상 주권을 보위하기 위한 노력에 더 박차를 가할 것을 요구한다”며 “해군의 핵무장화는 절박한 시대적 과업이고 국가 핵전략 무력 건설의 중핵적 요구”라고도 했다.
특히 해군 핵무장화 실현과 핵억제력 작용 공간의 다각적 확대를 목표로 ‘강령적 과업들’까지 제시했다는 게 통신의 설명이다.
각종 해상 핵무기를 도입해 발사 원점을 다변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바다를 무대로 한 도발이 잇따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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