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저조했던 실적이 급반등했지만, 경쟁사의 추격과 불안한 국제 정세 등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의 실적 반등으로 시가총액 2위까지 탈환한 SK그룹이 최근 ‘토요 사장단 회의’를 부활시키는 등 위기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설비투자로 약 8조 3천억 원을 집행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이전 해인 2022년의 19조 원보다 절반 이상이 감소된 수치로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를 맞아 비용이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4분기부터 연속해서 누적 10조 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내던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SK그룹은 LG에게 자리를 내줬던 시총 2위 자리를 탈환했고, 반도체 시장이 활기를 띠며 SK하이닉스 올해 영업이익이 급반등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SK는 숨 돌릴 틈이 없다. SK하이닉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설비투자 규모를 늘리며 반도체 시장 반등을 준비해 온 것도 긴장 요소지만, 미중 기술 갈등이 심화되면서 미국이 중국 반도체 생산공장 운영에 규제를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에 첨단 장비를 반입할 수 없도록 하는 수출제한 조치는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모든 업체들에 타격이지만, 특히 SK하이닉스의 대련 생산공장이 시설투자를 벌이는 데 제약을 받으며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련의 낸드플래시 생산공장은 2020년 SK하이닉스가 인텔에 90억 달러(약 12조 원)을 주고 인수했으나, 현재로선 수익성 확보에 먹구름이 가려진 상황이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기업의 중국 공장에 반도체장비 반입 규제 유예조치를 적용했지만 지속 여부도 불확실하다.
블룸버그 등 외신도 한국 경제의 반도체산업 성장 의존도가 높은 점을 들어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지속될수록 한국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SK그룹은 사장단 회의인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를 격주 토요일에 열어 쇄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회의에는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중심으로 SK㈜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핵심 계열사 사장이 모두 참석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느슨해진 거문고를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을 낸다는 비유를 들어 경영 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갈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24년 만에 열리게 된 토요 사장단 회의에서는 최고 경영자들이 주요 현안 등 불확실한 경영상황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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