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출산 시대, 해결을 위해 뭐라도 해야 할 때
학교 안 도입, 안전 및 교육 공백 학부모에겐 기대
전교조·교사노조, 돌봄은 교사가 할 일 아니라 주장
학부모 83.6%, 늘봄학교 참여를 희망과 기대
교육부가 전국 초등학교에 교원과 분리된 전담 인력이 운영하는 늘봄학교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반가운 소식이다. 올해 당장 초등학교에 아이를 입학시켜야 하는 학부모 입장이라면 더욱 반가워할 만한 소식이다.
대한민국에 곧 들이닥칠 초저출산 시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뭐라도 해야 할 때이다. 그런데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과 돌봄을 통합·개선한 늘봄학교를 학교 밖이 아닌 학교 안에 도입한다고 하니 아이들의 안전 문제 및 교육 공백 문제를 걱정했던 학부모에겐 기대가 클 것이다.
올해 1학기에 2000개교 이상, 2학기에는 모든 초등학교에서 운영하고, 초등학교 1학년의 경우 희망하면 누구나 당장 늘봄학교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한 부분은 기쁜 소식이다.
특히, 올해 초등학교 1학년에게 정규수업 이후 매일 2시간씩 학교 적응 지원 및 놀이 중심의 예·체능, 심리·정서 등의 수준 높은 맞춤형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매우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늘봄학교와 유보통합에 대해 교사단체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오히려 전교조는 졸속 늘봄학교라고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교사노조도 반대 목소리를 높이며 오는 27일에는 대규모 집회까지 하겠다고 한다.
지난 몇 년간 교사들은 돌봄 문제에 대해서 계속해서 지자체에 이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면서 돌봄은 교사가 할 일이 아니라며 가르치는 데만 집중하겠다고 한다. 과연 국민이 공감할까. 이미 돌봄은 지자체에서도 하고 있고, 지역 종교단체도 힘을 보태겠다고 나서고 있다. 또한 이미 학교에서도 돌봄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학교 돌봄은 신청자 수에 비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가 적은 상황이고, 지역별 형편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학부모가 체감하는 돌봄 문제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다.
교사에게 희생과 헌신을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나라가 어려웠을 때 가르치는 일 외에도 학생들을 먹이고, 입히고, 보듬어주며 내 부모님 같았던 그 시절 그 스승이 그립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따뜻한 정이 남아 있다. 헌신하고 희생하는 스승이 곳곳에 존재하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려있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머니 할아버지가 늘봄학교 봉사단으로 나서고 있다.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이다.
교육부가 전담 인력을 배치하여 늘봄학교 업무가 기존 교원에게 맡겨지지 않도록 지원하고, 2학기에는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학교 업무 전담 조직인 ‘늘봄지원실’을 설치·운영하고 늘봄 전담 실무인력도 배치하겠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가 거리로 무조건 쏟아져 나오는 것이 과연 옳은지 다시 생각해볼 문제이다.
교육부가 올해 초등학교 1학년 입학할 자녀를 둔 학부모 34만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3.6%의 학부모가 늘봄학교 참여를 희망한다고 한다. 이 외에도 많은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잘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학교 밖으로 나가라’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학령인구가 급속하게 감소하고, 교육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데 교사의 이런 저항이 과연 옳은 것인가. 온 나라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곳곳에서 십시일반 힘을 모으고 있는데 늘봄학교 문제에서 교사는 뒷짐을 지고 있겠다는 것인가.
매우 시대착오적인 주장이다.
오늘도 새벽에 출근하기 위해 시부모님, 친정 부모님께 내 아이의 등교 문제부터 모든 일정을 떠맡기고 집을 나서는 엄마의 심정을 조금만 이해한다면 늘봄학교 문제는 하루라도 빨리 시행되는 것이 맞다.
글/ 박소영 국가교육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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