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연 내부 이견 조율 실패에 새미래 일단 개문발차
이준석·양향자 합당 선언에 “전체 통합에 도움 되나”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김치연 기자 = 4·10 총선을 앞두고 연대를 모색 중인 제3지대 세력의 이른바 ‘빅텐트’ 구상에 난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여야 거대 양당을 벗어난 대안 세력 간 연대의 필요성에는 일단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협의 과정에서 잇따라 이견이 노출되면서 5개 세력이 동시에 손잡는 그림은 이제 어려워졌고 총선 전 단계적 합당도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 민주당 탈당파 출신이 주축이 된 ‘미래대연합’은 같은 뿌리에서 나온 만큼 가장 먼저 손을 잡을 세력으로 거론됐음에도 초반부터 불협화음을 노출하고 있다.
양측은 애초 ‘공동 창당’을 염두에 두고 협의를 진행해왔지만, 미래대연합 쪽에서 내부 이견 조율에 실패하면서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앞서 양측은 이낙연 대표의 총선 출마 문제 등을 놓고 장외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과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정태근 전 국민의힘 의원 등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 5명은 새로운미래와 공동 창당 여부를 토론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25일 전해졌다.
김종민 위원장은 SBS 라디오에서 “최종 목표는 개혁신당과 ‘미래 계열 신당'(미래대연합·새로운미래)이 다 같이 통합하는 것”이라면서도 “미래 계열 신당들이 먼저 합치는 게 도움이 되는지, 미래대연합이 중간에 있으면서 이낙연 신당(새로운미래)과 이준석 신당(개혁신당)을 연결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판단이 조금 있다”고 말했다.
이에 새로운미래는 예고한 대로 25일부터 6개 시·도당 창당 일정에 착수하는 등 일단 ‘마이웨이’에 돌입한 상황이다.
제3지대의 또 다른 축인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은 전날 양향자 대표의 ‘한국의희망’과 합당을 선언하면서 역시 독자적 세 불리기에 나섰다.
새로운미래 이석현 창당준비위원장은 CBS 라디오에 나와 양당 합당에 대해 “남의 경사에 재 뿌리는 얘기는 할 수 없지만 그렇게 날래(얼른)하는 것이 전체 통합을 위해서 크게 도움 되는 일인가, 그건 잘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개혁신당은 새로운미래·미래대연합과도 공개 토론회 등을 통해 통합의 접점을 모색할 방침이지만, ‘마이너스가 되는 합당’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 아래 서두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개혁신당 천하람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모두와 계속 대화하고 있고 실제로 구체적인 얘기를 주고받고 있다”면서도 “다만 어느 정도 각자가 자강하면서 시너지를 내며 가자는 취지로 말씀드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3지대 개별 세력의 미미한 지지율 등을 고려할 때 합당 시너지를 내지 못하면 총선에서 고전이 예상되는 만큼 여전히 통합의 문은 열려있다는 관측이지만, 각자 득실 계산이 다른 데다 주도권 경쟁 양상까지 나타나면서 험로가 예상된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라디오에 나와 제3지대 빅텐트와 관련해 “공통의 가치를 형성하는 데까지는 아직 완벽하게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선택’을 이끄는 금태섭 전 의원은 통화에서 “꼭 한 번에 통합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자기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 주도권을 누가 갖느냐 이런 걸 신경 쓰면 연대를 할 수 없다. 희생과 헌신이라고 유권자들이 느낄 수 있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ge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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