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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중대재해법 줄다리기…한동훈 “적용 유예가 격차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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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산재 사망사고의 80%가 발생하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를 추진 중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산업안전보건청 설립 등을 동의 조건으로 내걸며 여야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비대위 회의에서 “중대재해로 인한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점에 누구보다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모레부터 대기업 등과 동일한 기준으로 이 법률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소상공인 그리고 거기에 고용된 서민들에게 결과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문제는 격차 해소와도 관련 있다”며 “충분한 자력과 인력을 갖춰 이 법률에 따른 조치를 얼마든지 취할 수 있는 대규모 사업장이나 대기업이 있다. 반면, 그럴 자력과 인력을 갖추지 못한 곳이 대부분인 50인 미만 사업장과 그 종사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양자 간 격차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당의 생각”이라며 “이 법(중대재해법)을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적용하는 것을 2년 간 유예할 것을 다시 한 번 민주당에 강력하게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정은 1조 2000억 원의 직접 재정 투입을 비롯해 관련 전문 인력 양성, 안전장비 및 설지 지원 등 노사 양측에서 요구하는 현장에 필요한 과제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며 “하지만 민주당은 당정 대책이 발표되자마자 산안청 설립을 추가 조건으로 내놨다”고 대야 공세를 폈다.

그는 “산안청은 민주당이 다수 여당이던 문재인 정부 때도 추진을 검토했지만 유관기관 간 혼선 우려, 부처 간 이견 조율 실패, 공무원 증원과 예산 확보 문제 등으로 추진이 무산된 바 있다”며 “그렇게 어렵고 신중히 결정해야 할 사안을 중소기업의 운명이 경각에 놓인 이때 조건으로 내거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도 주장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중대재해법이 오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안 될 것 같다”며 “현재까지 국민의힘과 정부 측은 제가 이야기한 조건에 어느 하나 응답해오지 않고 있다. 지난 2년 간 준비가 안 된 것에 대한 제대로 된 정부 측 사과도 없었고 앞으로 유예된 2년 간에 구체적으로 어떤 대책과 예산 투입을 할 것인지 가져오라고 했지만 아무것도 가져온 게 없다”고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이어 “정부 측은 (대책을) 냈다고 하지만 기존 정부안의 재탕, 3탕에 불과했고 제가 분명히 지난해 11월 23일부터 산안청이 핵심이라 이야기했음에도 하지 않고 있다”며 “만약 중대재해법이 (50인 미만 사업장에) 시행되면서 현장에 혼란이 있다면 준비하지 않고, 또 최소한의 안전판을 만들어달라는 우리 당의 요구까지 걷어찬 정부·여당이 그 책임을 다 져야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고용노동부 관계자가 ‘2021년에 산재예방보상정책국이 산업안전보건본부로 승격된 지 얼마 안 되기 때문에 청으로 승격하는 것은 무리’라고 이야기하는데, 제가 그 당시 여당 정책위의장이었다”며 “산안청을 만들기 위해 그 전 단계로 산안본부를 만든 것”이라고 정부의 산안청 설립 반대 논리도 반박했다.

한편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유족급여 승인 기준 산재 사고 사망자는 874명으로 이 중 365명(41.8%)이 5~49인 사업장, 342명(39.1%)이 5인 미만 사업장 소속이었다. 이 비율은 2021년 중대재해법 제정 당시에도 비슷했지만, 당시 국회는 중소기업의 중대재해 대응 능력이 부족해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50인 미만 사업장 시행 3년 유예’ 부칙이 달린 법을 통과시켰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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