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씨 사망 이후 수사 정보 유출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이 지난 22일 디스패치 압수수색에 나서자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디스패치가 경찰의 피의사실 흘리기와 이를 무분별하게 받아쓴 언론보도 문제를 지적하자 사실상 보복 수사에 나선 것으로 비판 언론 입막음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몇몇 언론은 경찰의 디스패치 압수수색에 의문을 제기했다.
민언련은 24일 논평을 내고 “유리한 수사를 위한 경찰의 피의사실 흘리기는 괜찮고, 공익 목적의 언론보도는 안 된다는 말인가”라고 되물으며 이번 압수수색은 “명백한 언론탄압이자 사건의 본질을 덮기 위한 의도”라고 비판했다. 또 “수사기관이 공익적 보도조차 겁박한다면, 앞으로 어느 언론이 경찰·검찰 등의 수사 과정을 용기 있게 취재할 수 있겠나”라고 우려했다.
민언련은 “배우 이선균씨 사망 원인이 망신 주기 수사와 성과 내기용 피의사실 흘리기, 이를 알면서도 사실 확인 없이 받아쓰며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언론의 선정 보도로 점철된 ‘극장식 수사’였다는 것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며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서야 할 대상은 수사 편의를 위해 언론을 악용한 경찰과 이에 동조하며 대중의 호기심 뒤에 숨어 인권을 훼손한 언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식 수사도 아닌 내사를 처음 보도한 경기신문을 비롯해 피의사실을 무차별로 받아쓴 KBS·JTBC 역시 관련 보도를 삭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디스패치는 23일 입장을 내고 “경기남부청이 압수수색 이유로 특정한 기사는 <“빨대는, 흠집내기였다”…이선균, 조각난 진술>이다. 디스패치는 해당 기사에서 경찰 수사와 언론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그 과정에서 경찰이 10월 18일에 작성한 사건보고서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디스패치는 이선균씨 사망 다음 날 해당 보고서를 공개했다.
디스패치는 해당 보고서가 “제보자 신OO, 박OO의 말만 듣고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않은 허술한 중간 보고서”라고 비판했으며, 경기신문이 보고서 작성 바로 다음 날(19일) <톱스타 L씨, 마약 혐의로 내사 중>을 단독 보도했다고 전하며 “그렇게 이선균의 이름은 수사도 개시하기 전에 언론에 먼저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디스패치는 “이 문건은 경찰의 치부”라며 “경기남부청의 압수수색이 경찰의 치부를 덮는데 쓰이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이선균을 극한으로 몰아간 수사와 보도 행태에 대한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이선균 내사’ 유출 수사 나선 경찰, ‘눈 가리고 아웅’ 안 돼>란 제목의 24일자 사설에서 디스패치 압수수색을 언급하며 “이씨를 극한으로 몰고 간 ‘마녀사냥’의 근원지가 경찰이라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경찰의 ‘셀프 수사’가 얼마나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이선균씨가 3차 소환 때 비공개를 요청했는데도 이를 묵살하고 세 번이나 포토라인에 서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윤희근 경찰청장도 ‘경찰 수사가 잘못돼 그런 결과가 나왔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수사팀 감싸기에 급급했다. 한술 더 떠 ‘수사를 비공개로 진행했다면 그걸 용납하세요?’라며 책임을 언론에 돌리기도 했다”고 비판한 뒤 “수뇌부가 이런 생각인데, 경찰 스스로 수사 기밀 유출 의혹을 제대로 밝혀낼 것이라고 기대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라고 되물었다.
MBC는 24일 <“경찰 치부 드러낸 보도 압수수색‥덮으려는 건가” 디스패치 반발> 기사에서 “경찰이 압수 수색한 언론사가 이선균씨의 사망 이전에 이씨의 피의사실을 보도했던 곳들이 아니라, 숨진 뒤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였다는 점에서 수사 목적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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