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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 번째 영화로 인정받아 엄청난 영광입니다. 미쳤습니다(crazy).”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36) 감독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가 영화계 최고 권위의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23일(현지 시간) 제96회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로 ‘패스트 라이브즈’를, 각본상 후보로 이 영화의 각본을 쓴 셀린 송 감독을 각각 지명했다.
미 연예 매체 데드라인은 “지난해 1월 독립영화제 선댄스에서 영화감독 데뷔작을 처음 선보인 송 감독이 1년 만에 오스카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오르는 이례적인 기록을 썼다”고 평가했다.
한국계 또는 한국인 감독의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은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2021년 한국계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 이후 세 번째다. 데뷔작으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동시에 오른 건 역대 네 번째다. 아카데미 역사에서 여성 감독이 데뷔작으로 작품상 후보에 오른 것은 과거에도 두 차례 있었으나 수상은 모두 불발됐다.
AMPAS에 따르면 송 감독은 각본상 후보로 지명된 데 대해 “이렇게 엄청난 인정을 해준 아카데미에 정말 감사하다. 믿을 수 없는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데뷔작을 만드는 과정에서 내가 이 분야에 속한 게 맞는지, 사람들이 내 비전을 지지해 줄 수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며 “이 영화를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 일이 두렵기도 하고 보람찬 일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영화에는 ‘인연’이라는 동양적인 개념이 나오는데 이는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서로 기적적으로 연결되고 사랑하게 되는 것”이라며 “우리 영화 제작팀 전체가 ‘패스트 라이브즈’를 만들면서 이것을 깊이 느꼈다”고 강조했다.
송 감독은 이날 데드라인과의 인터뷰에서도 “그저 정말 놀랍다. 대단한 영광이고 첫 영화로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것은) 가장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감독으로서 경력을 계속 쌓아가는 것이 유일한 목표라고 밝혔다. 송 감독은 “95세가 돼서 간신히 촬영장에 갈 수 있을 때까지 똑같기를 바란다”며 “창작자의 사명은 자신이 지닌 능력의 최선을 다해 영화 만들기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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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두 남녀가 20여 년 만에 미국 뉴욕에서 재회하는 이야기를 큰 줄기로 엇갈린 운명 속에 인생과 인연의 의미를 돌아보는 과정을 그렸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그레타 리가 여주인공 ‘나영’을, 한국 배우 유태오가 그를 애타게 찾는 ‘해성’ 역을 맡아 열연했다. 영화의 상당 부분이 한국에서 촬영됐으며 대부분의 대사가 한국어로 이뤄졌다.
이 영화는 주인공처럼 실제로 12세에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주한 송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송 감독은 과거 한석규·최민식 주연의 ‘넘버 3(1997년)’ 등으로 유명한 송능한 감독의 딸이기도 하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3월 10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놓고 ‘오펜하이머’ ‘바비’ ‘아메리칸 픽션’ ‘추락의 해부’ 등 9편과 경쟁한다.
각본상 부문 경쟁작은 ‘추락의 해부’ ‘바튼 아카데미’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메이 디셈버’ 등 4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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