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지역도 전략공천 가능성 열려”…’경선이냐 발탁이냐’ 촉각
‘김경율 사천 논란’ 마포을·’원희룡 출마’ 계양을, 전략공천 여부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4·10 총선에서 ‘전략공천’ 지역구 선정 기준을 공개하면서 서울 강남권과 영남권의 ‘양지’로 분류되는 곳이 전략공천 지역에 얼마나 포함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 총선 예비후보들에게 서울 강남과 영남은 대체로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의 텃밭으로 인식되고, 그 때문에 역대 총선에서 당내 경쟁이 치열했고 공천을 둘러싼 잡음과 갈등도 끊이지 않았다.
24일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공관위가 전날 발표한 ‘우선 추천(전략공천) 대상 지역 선정 기준’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현역 의원 또는 직전 당협위원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지역구를 전략공천 가능 지역으로 분류한 것이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다른 기준은 당헌·당규에 포함돼 있던 내용이었지만, 현역 의원이나 직전 당협위원장이 불출마한 지역구에 전략공천이 가능하게 한 것은 새롭게 포함된 것”이라며 “서울 강남권과 영남권의 ‘알짜’ 지역구 여러 곳에 전략공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현재 현역 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이 해당 지역구 또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 송파갑(김웅 의원), 부산 중·영도(황보승희 의원), 부산 사상(장제원 의원), 부산 해운대갑(하태경 의원), 서울 중구·성동갑(진수희 전 당협위원장), 서울 중구·성동을(지상욱 전 당협위원장)에 전략공천이 가능하다.
이들 지역구 중 ‘양지’로 분류되는 곳은 벌써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부산 해운대갑은 윤석열 대통령 측근인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과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이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고, 부산 중·영도는 조승환 전 해수부 장관과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 현 정부 인사에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도 도전장을 냈다.
서울 송파갑은 안형환 전 의원,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석동현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 박정훈 전 TV조선 앵커가 ‘3파전’ 구도를 형성했다.
대통령실 출신, 정부 차출, 친윤 인사들이 예비후보로 나선 이들 지역구는 경선을 붙이거나 자체 교통 정리 가능성이 우선 거론되지만, 혹여 전략 공천 지역으로 선정될 경우 탈락자들이 반발하면서 공천 잡음이 불거질 수 있다.
이와 함께 공관위가 발표한 전략공천이 가능한 지역구 기준에 최근 총선(재·보선 포함)에서 3연속 패한 지역구,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지역구를 포함한 것도 눈에 띈다.
이들 지역구 가운데 수도권과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전략공천 지역을 정해 새 지도부가 데려온 ‘영입 인재’를 대거 배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서다.
특히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의 출마 사실을 직접 공개해 ‘사천’ 논란이 빚어진 서울 마포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맞대결’을 예고한 인천 계양을도 전략공천이 가능해졌다.
이들 지역구를 관리해 온 김성동 전 마포을 당협위원장, 윤형선 전 계양을 당협위원장이 공개 반발한 상태라 이들 지역구에 전략공천이 이뤄지면 당내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경율·원희룡 전략공천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고 묻자 “아니다. 당헌·당규에 나온 기준을 정리한 것”이라며 “기본은 경선”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 전 사고 당협’이었던 지역구 역시 전략공천 가능 지역에 포함된 것을 두고도 수도권에서 당선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편인 지역구에 전략공천이 다수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대상은 서울 서대문갑·서대문을·마포갑·관악을·은평갑·강북을, 경기 성남분당을·의정부갑·고양을·오산·화성갑·화성을 등이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번에 전략공천 할 수 있는 지역구 숫자가 꽤 많은 게 사실”이라며 “험지가 아닌 ‘괜찮은’ 지역에 수긍하기 어려운 후보를 전략공천한다면 다른 후보들이 무소속 출마하거나 신당으로 합류할 수 있기 때문에 공관위도 전략공천을 할지, 경선 지역으로 넘길지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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