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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 갈등 봉합 ‘장면’ 바라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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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충남 서천군 서천읍 불이 난 서천특화시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만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23일 오후 충남 서천군 서천읍 불이 난 서천특화시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만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24일자 아침신문의 키워드는 ‘봉합’이다.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의혹 대응 처리 방식과 사천 논란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벌였던 갈등이 과연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느냐는 내용이다.

동아일보 1면 제목은 <尹-韓, 충돌 이틀만에 만나 ‘갈등 불끄기’>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갈등 봉합에 나섰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다는 뉘앙스가 강하다.

갈등 봉합 장면은 23일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만난 충남 서천수산물특화시장 화재 현장이다.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저는 대통령님에 대해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게 전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동아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분열하는 최악의 상황은 일단 피하는 국면에 들어섰지만 한 위원장을 향한 윤 대통령의 강한 불만이 확인된 상황에서 ‘김건희 리스크’ 등 핵심 이슈 해법에 대한 견해차는 여전해 아슬아슬한 당정 관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갈등이 봉합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인용했다.

▲ 동아일보 1면 보도
▲ 동아일보 1면 보도

동아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강 대 강 대치와 분열이라는 상황은 모면했지만 이번 총선의 구도와 의제, 대응 방향에 대한 양측 견해차는 좁혀지지 않은 상태”라며 “윤 대통령은 깊이 신뢰했던 한 위원장에 대한 인간적 분노와 배신감을 표출하며 ‘지지 철회’를 공언했고, 한 위원장도 ‘맹종하지 않는다’는 말로 용산과 선을 그어온 상황에서 향후 대립과 균열이 불거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윤-한 갈등이 언제든 또다시 불거질 수 있어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공천 파워게임 제2라운드 돌입 전망

4면에서도 동아는 “‘공천 파워 게임’ ‘김경율 비대위원 거취’ 등을 둘러싼 두 사람 간 갈등의 불씨는 그대로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대응 처리 문제가 1라운드였다면 2라운드는 공천 파워게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본격적인 기싸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동아는 갈등 국면에서 보여준 윤석열 대통령 행동에 문제가 많았다는 지적까지 내놨다. 사설에서 “비서실장을 보내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를 했다는 대통령의 행동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한 비대위원장은 총선 4개월을 앞두고 윤심을 반영한 친윤계 의원들이 주도해 긴급 소방수로 투입됐다. 그런 그에게 사퇴를 요구하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김건희 여사 관련한 한 위원장의 발언에 배신감을 느낀다는 대통령실 측 설명이 있었다. 대통령 개인에게는 몰라도 일반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충돌 이유인지 의문”이라며 “문제의 동영상을 보고 상심한 국민들은 공식 설명 한마디 들은 게 없는데, 용산의 누구도 이 상실감에 관심을 두지 않는 듯하다”고 했다.

동아는 “대통령이 집권당 대표를 아랫사람처럼 여기는 생각은 여전하다는 걸 지난 주말 확인했다. 집권당 대표는 대통령 지시를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든, 한 위원장과 맺은 20년 사적 관계 때문이든 대통령은 집권당 1인자의 거취를 좌우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고도 했다. 갈등 국면에서 윤 대통령에 큰 명분이 없었고, 수직적 당정 관계를 따르고 있는 윤 대통령이 문제라고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동아는 그동안 윤-한 갈등 국면에서 대통령의 잘못이 크다는 쪽에 무게를 실어 보수 언론 안에서도 주목을 받아왔다. 이날 역시 당정 관계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쪽이 대통령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집권당에 자율권을 주고, 이견과 반론을 잘 활용할 때 대통령은 민심에 더 다가설 수 있다”고 주문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1면 <“韓도 서천 갑니다” 보고에… 尹 “같이 가자”>에서 “갈등 이틀 만에 재해지역 동행”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두 사람이 갈등의 악화를 막으려고 신뢰 확인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며 전격 만남이 이뤄진 과정을 강조한 내용이다.

동아일보가 대통령실 관계자의 “봉합된 건 아니다”라는 말을 인용했다면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일부 정치적 이견에도 서로에 대한 신뢰를 확인함으로써 별도 회동을 추진할 분위기가 갖춰진 것으로 본다”는 여권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것도 차이가 난다.

윤석열 대통령 옷에 주목한 조선일보

조선은 1면에서 <대통령실, 모든 부처 복무기강 점검 착수>라는 단독 보도에 무게를 실은 것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조선은 해당 기사에서 대통령실이 전 부처에 대한 복무 점검에 나섰다며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직자들의 정치권 줄 대기 등 정치 중립 위반 시비를 차단하고 공직 사회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대대적인 감찰에 나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조선은 “여권 수뇌부의 충돌이 자칫 공무원들의 복지부동 등 기강 해이로 연결될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했다. 갈등 국면에서 대통령실의 공직 사회 분위가 다잡기 행보에 힘을 실으려는 모양새다.

▲ 조선일보 3면
▲ 조선일보 3면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입었던 옷에 주목한 내용도 의미심장하다. 조선일보는 3면에서 “이날 윤 대통령이 입은 감색 패딩 점퍼는 미국 브랜드 ‘타미 힐피거’의 작은 로고가 가슴 쪽에 있는 겨울용 점퍼다. 앞서 윤 대통령은 2017년 2월 ‘최순실 특검’ 수사가 공식 종료되던 날 출근길에도 같은 패딩을 입었다”며 “윤 대통령은 당시 특검팀 수사팀장이었고,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수사팀원이었다.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과 함께한다는 메시지를 주려고 이 패딩을 입고 나왔다는 얘기도 나왔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의 갈등 봉합 ‘노력’을 부각시키는 내용인데, 제목은 <한동훈 “尹대통령에 깊은 존중·신뢰 있다”… 핵심 쟁점은 언급 안해>라고 달았다.

조선은 <[사설] 윤·한 만남, 더 이상 국민 불안케 하는 일 없어야>에서 “윤 대통령은 부인이 부적절한 인물과 만나고 그에게서 명품 가방을 받은 문제에 대해 함정 몰카에 당한 것이니 국민에게 사과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렇다면 그런 판단과 결정에 대해 자신이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지 않고 사과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을 경질하려는 것은 권한 남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조선은 “대통령과 겪은 갈등은 결국 한 위원장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다. 대통령은 사과할 생각이 없고, 다수 국민은 사과와 해명을 바라는 중간에 한 위원장이 끼어 있다”면서 “소신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여기서 더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혜와 정치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 위원장도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망했다.

중앙일보 1면 제목은 <윤·한 충돌 이틀만에 ‘봉합열차’>다. 중앙은 갈등 요인으로 지목된 ‘김경율 사천 논란에 방점을 찍었다.

한 위원장이 지난 17일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언급하면서 ‘사천’ 논란이 불거지고, 김경율 비대위원이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의혹과 관련해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로 비유해 갈등이 증폭됐다며 여권 내 갈등 봉합을 위한 아이디어로 “한 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 사퇴’ 카드”를 쓰는 방안을 언급했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사퇴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김 비대위원은 “(대통령실의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요구를 거부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친윤계가 사라졌다?

중앙일보는 윤-한 충돌 과정에서 여권 내 기류 변화에 주목했다. 4면 <총선 공천 앞 한동훈과 대립 부담...친윤, 목소리 낮췄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충돌 국면에서 과거 대통령실의 돌격대를 자처하던 친윤계 의원이 실종됐다”며 ▲구심점 약화 ▲용산 출신과 경쟁하는 TK ▲‘당정 분리’ 반기는 수도권 ▲‘미래 권력’ vs ‘현재 권력’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

중앙은 “총선 이후 정권 후반기로 접어드는 ‘현재 권력’인 윤 대통령에게 이번 선거는 마지막 공천 기회다. 반면 한 위원장에겐 이번 총선이 ‘미래 권력’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며 “현역 의원 입장에선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한 위원장과 공개적으로 각을 세우는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 중앙일보 4면
▲ 중앙일보 4면

한겨레는 사설에서 “한 위원장 사퇴 요구 소동으로 국민의 이목을 엉뚱한 곳에 집중시키고, 다시 전격 봉합하는 듯한 모양새로 이들 문제의 본질을 흐리려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의혹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갈등 봉합이 쇼일 수 있다는 비판이다.

한겨레는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의 사퇴 요구는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한 위원장의 김경율 비대위원 ‘사천’ 논란은 여당 내부의 사전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여사의 명품 백 수수와 관련한 한 위원장 발언은 국민에게 걱정을 끼쳤다는 정도다.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해볼 문제’라는 발언에 진노하는 대통령은 대체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에 대해선 “입만 열면 ‘법 앞의 평등’을 외쳐온 한 위원장도 마찬가지다. 김 여사 명품 백 수수와 관련해 ‘몰카 공작이 본질’이라는 궤변 말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직언이든 제안이든 내놓은 게 있나”라고 반문했다.

윤-한 만남 현장에서 나온 울분 “불구경 하러 왔나”

한겨레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정치적 이벤트 현장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한겨레는 “현금 지원이 절실한 우리 사정을 대통령에게 말하려고 했는데 대통령이 사진 찍고 가버렸다. 한 위원장이랑 갈등이 있으니까 국민 여론 때문에 그냥 보여주기식으로 온 것 아니냐”는 상인 임명수(66)씨는 말을 전했다.

경향신문도 4면 <‘윤·한 회동’ 뒷전의 상인들 “불구경 왔나”…야당 “화재 현장서 화해쇼”>에서 서천특화시장에서 수산물을 팔던 김모씨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김씨는 “지금 먹고살기가 막막한데, 해줄 말은 없을망정 대통령이란 사람이. 그게 대통령이여? 불난 거 구경하러 왔어?”라고 말했다.

시장 상인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30분쯤 서천특화시장을 찾았다. 윤 대통령 일행은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상인회 건물 1층에서 상황보고를 받았고, 2층에서 대기 중이던 상인들과는 만나지 않고 1시50분쯤 현장을 떠났다.

▲ 경향신문 4면.
▲ 경향신문 4면.

경향신문은 “상인들의 절박함은 곧 분노로 바뀌었다.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건물 1층으로 내려가려던 상인들을 경호원들이 막아섰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법무장관에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61·사법연수원 17기·사진)을 지명한 것에 의도가 있다고 봤다. 경향은 “윤석열 정권 중간평가격인 4월 총선을 앞두고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 등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통제하기 위해 ‘그립(grip·움켜 쥠)이 센’ 박 전 고검장을 발탁한 게 아니냐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과 인연에 대해 “윤 대통령이 초임 검사 때인 1994~1996년 대구지검에서 같이 검사 생활을 했고, 윤 대통령이 2014~2015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를 하다 대구고검으로 좌천됐을 때 대구고검장을 지냈다. 이때 박 전 고검장이 윤 대통령을 살뜰히 챙겼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경향은 “윤 대통령이 박 전 고검장을 장관으로 지명한 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통제하고 단속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며 “ 4월 총선을 앞두고 검찰이 김 여사 사건을 대통령실의 의중과 다르게 처리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김건희 여사는 도대체 왜 선물을 돌려주지 않았을까

한국일보는 <[사설] 윤 대통령-한동훈 갈등, 봉합만이 능사 아니다>에서 “이 같은 장면(윤-한 만남)만으로 국민들이 이번 갈등이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갈등의 근본 원인인 김건희 리스크를 어떤 방식으로 해소할지에 대한 양측의 설명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건희 리스크와 관련해 주목해야될 내용은 한국일보 3면 <김건희 명품백은 ‘대통령선물’ 아닌데 왜 돌려주지 않을까> 보도다.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대통령실 해명을 따져보는 내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 부부에게 접수되는 선물은 관련 규정에 따라 국가에 귀속돼 관리, 보관된다”고 했는데 한국일보는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대통령기록물법)에 따르면 대통령 선물은 ‘대통령 직무수행과 관련해 국민으로부터 받은 선물로 국가적 보존가치가 있는 선물’ 또는 ‘공직자윤리법 15조에 따른 선물’뿐이며 공직자윤리법 15조는 ‘공무원이 외국 (국가)로부터 선물을 받거나 직무와 관련해 외국인에게 선물을 받으면 지체 없이 소속 기관장에게 신고하고 선물을 인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준 재미교포 목사가 한국인이든 미국인이든 국적은 상관없다. 해당 선물은 윤 대통령 직무수행과 무관하고 보존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대통령기록물법상 ‘대통령 선물’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한국일보 보도 내용이다.

▲한국일보 3면
▲한국일보 3면

한국일보는 “대통령실 주장처럼 명품백이 국고에 귀속돼 있더라도 엄밀히 따지면 법령에 따라 한 것은 아닌 셈이다. 자연히 ‘반환은 횡령’이라고 주장할 근거도 현재로선 부족하다”며 “대통령실 역시 이 같은 규정에 따라 해당 ‘명품백이 대통령기록물에 해당되지 않으며, 향후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될 수 없다’고 판단했을 공산이 크다. 뒤따르는 의문은 ‘왜 당장 반환을 하지 않는지’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선물 공여자의 소재지가 불분명해 반환이 불가능하거나, 비공개 내규 등 대통령실이 운영하는 별도의 관리 규정이 존재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반환 예정 품목으로 분류했다는 전언과 맥이 닿는 추론”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의 해명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투명하게 관리 규정과 신고 시점까지 공개하고 명품 가방을 받은 경위를 상세히 설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최재영 목사는 ‘전형적인 친북 인사’라는 동아일보 칼럼

아침신문 칼럼 중 동아일보 ‘송평인 칼럼’은 유독 튄다. 전형적인 메신저를 공격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송평인 논설위원은 <김건희 못마땅하지만 나라가 친북 인사에 놀아나서야> 칼럼에서 명품 가방 선물 촬영을 기획한 최재영 목사를 비난했다.

송 논설위원은 최 목사 이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전형적인 친북 인사의 길을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몰카 취재 방식에 대해서도 “길바닥에 돈뭉치를 일부러 놓아두고 길 가는 사람들의 반응을 몰카로 찍는다고 해보자”라며 “길에서 주운 돈뭉치라고 슬쩍 하는 것은 단순히 비양심적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실물 습득죄라는 범죄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그런 반응으로 사람을 정죄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사람을 일부러 유혹의 함정에 빠뜨렸기 때문이다”이라고 했다. 최재영 목사를 가해자로, 김건희 여사를 덫에 걸린 피해자 구도로 만드는 프레임이다.

이선균 배우 수사 정보 유출, 경찰 제대로 밝힐 수 있나

경찰이 이선균 배우 수사 정보 유출과 관련 수사팀과 내부 수사 보고서를 공개한 언론사를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을 당한 디스패치는 이선균 배우 사망 이후 경찰이 부실한 보고서를 만들었고, 언론이 받아쓰기를 한 것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경찰이 수사 정보 유출 문제를 과연 제대로 밝혀낼 수 있을지 물음표가 달린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이씨 사건을 수사했던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를 22일 압수수색한 곳은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다. 이곳에 수사를 의뢰한 기관이 바로 인천경찰청”이라며 “인천경찰청이 직접 정보 유출 경위를 조사하면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희중 인천경찰청장과 윤희근 경찰청장이 수사사항 유출이 없었고, 경찰 수사가 잘못됐다는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한겨레는 “수뇌부가 이런 생각인데, 경찰 스스로 수사기밀 유출 의혹을 제대로 밝혀낼 것이라고 기대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라는 꼬집었다.

한겨레는 유흥업소 종업원의 진술에만 의존한 채 수사를 밀어붙였다는 점, 이선균 배우를 세번 포토라인에 서게 만들었다는 점 등 “피의자를 압박해 수사를 진척시키려는 전형적인 ‘망신주기’ 수사”였다며 “경찰의 ‘내사 유출’을 수사하려면, 경찰 수뇌부로부터 독립된 수사팀을 구성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 신뢰를 얻을 첫번째 조건”이라고 했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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