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 2세 청년이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연구와 정책 제안을 통해 사회통합의 열쇠를 찾겠다며 정책연구소를 설립해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한국외대 경영대학원에 재학 중인 이호석(26) 씨다.
지난달 해병대 중위로 전역한 이씨는 최근 경기 광명세무소로부터 한국다문화정책연구소(한다연)의 법인 승인을 받았다. 15명 규모로 출범한 한다연의 활동 목표는 정책 연구 및 제안, 다문화가정 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이다.
이 대표는 23일 연합뉴스에 “다문화 사회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부족하다”며 “갈수록 다양해지는 국적과 가족 형태에 맞게 정책을 세분화해야 한다. 불필요한 정책은 도려내고 도움이 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한다연은 첫 프로젝트로 오는 3월 입시 전문가, 당사자 등과 함께 다문화가정 고교생들에게 대입 혜택을 주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기에 다문화 학생과 비(非) 다문화 학생이 함께 소통하며 동화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기획했다. 대학 입학 이전인 조기 교육 시기에 정책적인 지원에 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 대표는 “무작정 다문화가정에 혜택과 편의를 요구하기 위해 존재하는 단체가 아니다”라며 “다문화 사회에 진입한 대한민국의 성공적인 국제화에 기여하고, 다문화가정이라는 단어가 사라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이런 생각은 어릴 적 경험에서 비롯됐다.
어머니가 일본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친구들에게서 “반쪽바리”(재일교포를 비하하는 말), “매국노” 등의 말을 듣고 따돌림을 당해 상처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복싱과 축구 등 여러 운동을 하며 자신감을 찾았고, 성장의 발판으로 삼았다.
이는 그가 다문화가정에 대한 차별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회통합 운동에 나선 계기가 됐다.
선문대 경찰행정법학과 시절 ‘석코치’라는 이름으로 교내 축구대회와 당구대회 등 스포츠 관련 이벤트를 기획하고 선보였고, 선문대 총학생회장과 충남세종대학생연합회 의장 등을 맡아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했다.
무역 분쟁으로 한일 관계가 나빠진 2019년 9월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한일 청년들과 프리허그 캠페인을 진행했고, 전국의 한일 다문화가정 대학생들과 함께 심포지엄을 열고 “악화한 한일 관계, 침묵은 답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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