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최강 한파가 몰아치면서 지역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하늘길이 막히고 빙판길 사고도 속출하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한파 피해를 막기 위해 온종일 분주히 움직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기온 영하 14도를 보인 서울의 체감 온도는 영하 19.6도를 기록했다.
인천(영하 21.4도)과 파주(21.4도), 백령도(영하 21.6도), 동두천(영하 20.6도) 등은 체감 온도 영하 20도를 웃돌았다.
경기 북·동부와 강원 대부분에는 한파경보가, 서울 등 나머지 수도권과 충북, 경북내륙 등에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맹추위 속에 충청과 호남, 제주 지역에는 대설 특보가 발효됐다.
행정안전부는 전날 오전 대설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하고, 중대본 1단계를 가동했다.
중대본은 24일까지 서해안을 중심으로 강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요 도로 제설과 함께 이면도로나 보행로 등 후속 제설을 철저히 하라고 당부했다.
또 버스정류장과 응달 지역, 계단 등에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설함을 비치하고 제설제를 수시로 보충하라고 강조했다.
전국적 한파와 대설 특보 등 영향으로 하늘길과 뱃길도 종일 발이 묶였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대설·한파 대처 상황 보고에 따르면 제주 76편, 김포 24편, 대구 8편 등 총 122편의 항공기가 결항했다.
군산∼어청도를 잇는 항로 등 71개 항로를 오가는 여객선 93척도 출항을 멈췄고 무등산 국립공원 60개 탐방로 등 8개 국립공원 144개 탐방로도 출입이 통제됐다.
인천에서는 지하차도에 고드름이 맺히고 수도 계량기가 동파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오전 8시 16분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건물 외벽에 대형 고드름이 달렸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조치했다.
이날 서울과 인천 등 전국적으로 58건의 수도계량기 동파 사고가 발생해 복구가 완료됐다.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에는 폭설과 한파가 겹치며 야외에서 열리는 설상 종목 경기 일정 일부가 변경됐다.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회 알파인스키 여자 대회전 경기가 30분 연기됐다.
이어 같은 종목 2차 시기도 낮 12시 45분에서 오후 1시 15분으로 시작 시각을 미뤘다.
한파가 이어지면서 남해안 양식장에도 저수온 피해를 우려하는 지자체와 어민 불안이 커진다.
경남도는 어류 약 19만 마리를 조기 출하 조치했으며, 월동 해역으로 저수온 취약 어종 211만여 마리를 이동시켰다.
이윤수 경남어류양식협회 회장은 “기온이 자칫 조금만 더 내려가면 양식장에는 어류 집단 폐사 등 비상이 걸린다”며 “월동이 되는 지역으로 그물을 옮겨 피난 가는 등 어민들 간 대비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밤사이 내린 눈으로 교통사고와 미끄러짐 사고도 잇따랐다.
광주에서는 이날 오전 1시 43분쯤 서구 덕흥동 한 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빙판길에 미끄러지는 단독 사고가 났다.
이날 광주 북구 신용동·서구 금호동 등에서는 보행자들이 빙판길에 미끄러지는 낙상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부산에서는 강풍에 슬레이트 조각이 날아가는 등 강풍 피해 신고가 4건 접수돼 모두 안전하게 조처됐다.
도내 5개 시·군에 대설경보가 발효된 전북특별자치도는 이날 오전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를 가동했다.
출퇴근길에 눈·빙판길 사고가 없도록 염화칼슘 등 제설제를 뿌리고 축사와 비닐하우스 등 많은 눈에 취약한 구조물 점검에 나섰다.
전남도와 광주시도 비상근무에 돌입해 제설제 살포와 제설 작업을 이어갔다.
부산시는 오는 25일까지 지역 한파 쉼터 1천73곳에 대한 구·군 합동 전수 점검을 실시한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류경희 산업안전보건본부장 주재로 한파 대응 긴급 지방관서 회의를 열고 이번 주 현장점검을 통해 한랭질환 예방수칙 등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노동부는 한랭 질환 발생이 우려되는 시간대 야외 작업 시간을 조정하거나 일시 중지하도록 지도하고 이동노동자들에게는 전국 69개 전용 쉼터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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