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취임 축하 난을 받았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한 달 남짓, 대통령실이 한 위원장에게 직을 내려놓으라고 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 위원장은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거절했다고 직접 인정하며, 당의 총선을 지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한 위원장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출근길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한 위원장은 “4월 10일 총선이 우리 국민과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정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제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붓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를 받아들였고 제가 부족하지만 그동안 최선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선민후사하겠다”고 답했다. 선민후사란 당의 이익을 내려놓고 국민들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말이다.
한 위원장은 “우리 당을 우리 당의 변화된 모습을 국민들께 잘 설명드려서 지금 민주당의 이상한 정치와 발목잡기 행태로 국민들이 고통받고 이 나라의 미래가 위협받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정 갈등의 원인으로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라고 거론되기도 했는데. ‘대통령실이 사퇴를 요구한 원인으로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한 한 위원장의 입장 변화’라는 주장에 대해 한 위원장은 “제 입장은 처음부터 한 번도 변한 적 없다”고 말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처음엔 “몰카 공작”이라며 “우리 시스템에 맞춰서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가 진행돼서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한 위원장은 지난 19일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이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저도 생각한다”며 ‘국민의 눈높이’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대통령실의 과도한 당무 개입’이라는 비판에 대해 한 비상대책위원장은 “평가는 제가 하지 않겠다”며 “저는 그 과정에 대해서는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당정관계의 신뢰가 사실상 깨졌다’는 의견에 대해선 “여러 가지 시각이 있겠으나 당은 당의 일을 한 것이고 정은 정의 일을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길”이라고 답했다.
‘총선 때까지 비대위원장으로서 역할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한 위원장은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사퇴설을 일축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던 민생토론회에 불참한다. 윤 대통령의 감기 기운으로 취소했다고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갑자기 토론회에 불참하는 것을 알리는 건 한동훈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 당정 갈등의 여파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과 과거 검찰에서 여러 차례 호흡을 맞췄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첫 법무부 장관을 지냈으며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해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양아라 에디터 / ara.y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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