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영 목사가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장면 촬영 경위를 밝혔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 명품을 건네는 장면을 찍고 기획한 인물이다. 최 목사의 폭로로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이 불거졌고, 최근 의혹 대응 처리 방식을 놓고 대통령실과 여권 갈등설까지 흘러나왔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생경제연구소가 공동 주최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김건희 특별법 수용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재영 목사는 “김건희 여사를 접촉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가 제2부속실, 민정수석실, 특별감찰실을 설치하지 않은 그 사각지대를 활용해서 본인에게 대통령실의 모든 시스템을 집중화하고 사유화하고 독점화한 상황에서 제가 여사를 접견하고 그 여사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제일 먼저 고위직 인사, 금융위원을 임명하는 모습을, 전화 통화하는 모습을 목격하는데부터 이 모든 사건이 출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그냥 전화·메모하는 정도가 아니라 인사권자 위치에서 고위직 인사를 주무르는 그런 모습을 제가 지근거리에서 보고 경악해 다음 접견할 기회가 있으면 증거 채집을 해야 겠다는 결심을 해서 몰래카메라를 작동해 2차 접견 때 촬영해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1차 접견 때 금융위원 인사와 관련해 전화 통화하는 김 여사의 모습을 보고, 김 여사의 잘못된 행태를 폭로하기 위해 명품 선물과 몰래카메라 촬영을 기획했다는 것이다.
최 목사는 “같은 고향, 부친과 큰 형님과의 관계, 제가 청소년 시절 부친이 운영한 약국을 드나들면서 있었던 여러 추억이 있지만 혈연 학연 지연 (모두) 사적인 감정”이라며 “제가 만약 그런 걸 묵살하고 폭로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가 바로 설 수 없을 같아서 (촬영의) 계기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 전반에 걸쳐 보고받고 이권 개입, 인사 개입, 국정을 거의 다 대통령실에서 보고 받으면서 수행을 한 권력 이원화의 한복판을 목격했기 때문에 알려드린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최 목사가 공식 기자회견에 등장해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입을 연 것은 의혹 처리 대응 방식을 놓고 여권과 이견을 드러내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던 대통령실에 반박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에 “재작년 재미교포 목사가 김건희 여사 선친과의 인연을 내세우며 영부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며 “미리 물품을 구입하고, 그 과정을 녹화하는 등 치밀하게 기획해 영부인을 불법 촬영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기자회견은 최 목사의 몰래카메라 촬영을 기획성 정치적 공세로 규정하고 불법에 초점을 맞춰 정면 대응 입장을 밝히자 공익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간 갈등설이 불거진 가운데 갈등의 핵심 축인 김건희 여사 문제를 언급함으로써 의혹 제기 정당성을 확산시키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날 기자회견은 대통령실과 여권이 해당 의혹에 대해 사과하느냐 마느냐로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혹의 본질을 밝히며 수사를 촉구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해당 의혹을 배당해 수사 중이라고 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권익위원회 역시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말을 되풀이할 뿐 결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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