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구청장이 발달장애인 관련 ‘망언’을 했다.
22일 부산장애인부모회 등에 따르면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은 지난 17일 부산 강서구와 북구 합동 기자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오 구청장은 평생교육센터 존치에 대해 논의했다. 해당 센터는 성인 발달장애인을 교육하는 곳이다.
대화 도중 김형찬 강서구청장이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평생 희생하며 살아간다. 부모들이 무슨 잘못이 있냐”라고 하자, 오 구청장은 “죄가 있다면 안 낳아야 하는데 왜 낳았노”라고 말했다.
22일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오 구청장이 발언한 직후 실내엔 순간 정적이 흘렀다고 한다. 일부 참석자가 웅성거리며 놀라워하자, 오 구청장은 그제서야 “말을 잘못한 것 같다. 말조심해야 한다”며 뒤늦은 수습에 나섰다.
논란이 커지자 오 구청장은 당시 발언에 대해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힘든 상황이 안타깝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오 구청장은 “아픈 아이를 낳고 싶어서 낳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많이 힘드실 테니 아이가 안 아팠다면 좋았을 텐데 가슴이 아프다는 뜻이었다”며 “결코 장애인분들을 폄훼하거나 안 좋게 말하려던 의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오 구청장이 맡고 있는 북구는 부산 시내 중 4번째로 장애인이 많은 곳이다. 지난해에는 ‘장애인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됐고 ‘2023년 장애인복지사업’ 평가에서는 2년 연속 우수 지자체로 선정돼 표창까지 받았다.
오 구청장은 지난해 1월엔 한 노동자의 사망과 관련해 유족의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20대 노동자 A씨는 부산 소재 건물 신축 공사장에서 벽돌 더미가 쏟아져 숨졌다.
고인의 부모는 아들의 영정사진과 운구차를 대동해 부산 북구청사 앞에서 오 북구청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유족은 “오태원 북구청장이 사고 건물의 건설회사 사장일 때 여러 차례 안전사고가 발생했지만 이를 방치했다”며 “북구청장으로 당선되면서 회사를 젊은 아들에게 물려줬는데, 이후 아들이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외쳤다.
이어 “회사의 실소유주는 여전히 오태원 북구청장”이라며 “이번 사고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지고 사과해야 하는데 얼굴도 비치지 않는다”며 눈물을 흘렸다.
사고 당시 현장엔 공사 관계자 등도 없었다는 게 유족 주장이다.
당시 오 구청장은 “현재 회사를 그만둔 상태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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