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가 사설에서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대통령실 경호원들에게 끌려간 강성희 진보당 의원(전주을)을 흉기 피습범에 비유해 진보당에서 사설을 철회하고 사과할 것을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사과, 경호처장 경질, 불법행위에 참여한 경호원 처벌 등을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대한민국 질서를 흔드는 위해 세력’으로 규정했다.
문화일보는 지난 19일자 사설 <대통령에 ‘의도적 행패’ 의원과 민주당의 무도한 두둔>에서 “강 의원의 행패는 국회의원은 물론 시민의 기본 소양조차 갖추지 못한 행태”라며 “초등학생도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안다는 점에서 이런 인사를 선출한 지역구민도 수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화일보는 이재명 대표 흉기피습 사건을 거론하면서 “강 의원이 마음만 먹었으면 더한 일도 저지를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경호 요원이 적극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을 흉기를 이용한 테러범에 비유한 대목이다.
문화일보는 민주당도 비난했다. 이 신문은 “더 심각한 문제는 민주당이 강 의원을 두둔하는 행태를 보였다는 사실”이라며 “군소 정당 소속인 강 의원의 언동은 나름 의도한 것이겠지만 제1 야당의 반응은 무도한 일”이라고 했다.
이에 진보당은 해당 사설을 비판했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21일 서면브리핑에서 “전 국민이 충격 속에서 격분하고 있는 ‘강 의원 강제퇴장 폭력사태’ 관련해 문화일보에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입장을 내놓았다”며 이재명 대표 피습사건 보다 더한 일도 저지를 수 있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 “문화일보는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을 ‘흉기를 든 피습범’ 따위로 간주해왔다는 건가? 도저히 단 한 글자도 용납할 수 없는 궤변이며 진보당과 강성희 의원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홍 대변인은 “언론 이전에, 한 사람의 시민의 입이라 할지라도 이른바 ‘금도’를 한참 넘어섰다”며 “말이 칼이 되고, 글이 잔인한 흉기가 된다는 것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한 뒤 사설 철회와 강 의원과 진보당, 국민 모두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윤석열 정권의 국회의원 폭력제압 및 거짓해명 규탄 기자간담회’를 열고 “과잉 경호가 아닌 불법행위”라며 윤 대통령의 사과, 김용현 경호처장 경질 등을 요구했다.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경호처의 경호행위는 신변경호가 아니라 심기경호”라며 “비판의 말을 하지 못하게 하고, 대통령이 들어서 기분 나쁘게 하는 걸 막는 것인데 이번 상황은 윤 대통령이, 이 정권이 어떤 성격인지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 현장에 있었던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강 의원이 좀 큰 소리로 얘기하자마자 대통령이 옆에 있지도 않은데 (강 의원의) 입을 막기 시작해 사지를 들어 경호원들이 들고 나갔다”며 “지금 언론에서 ‘과잉경호’라고 명명하는데, 과잉경호는 경호는 적법한데 도를 지나쳤다는 것으로 이건 과잉경호가 아니고 불법행위, 입을 막고 위력을 행사해 끌고 나가는 건 폭력행위”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민주정부가 다시 ‘각하’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서 대단히 화나고 분통 터진다”며 “왜 이렇게 경호관들이 과도하게 불법적이고 탈법적인 행위를 하나, 대통령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와 관련해 김진표 국회의장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을 여당 측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기자간담회에 대해 국민의힘도 입장을 냈다. 정희용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금일 국회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온 국민을 부끄럽게 만든 강 의원을 비호한 것도 모자라 윤 대통령의 사과와 대통령실 경호처장에 대한 경질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했다”며 “비이성적이고 몰상식한 행위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리고, 전북특별자치도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잔칫날에 찬물을 끼얹은 것에 대해서는 조금의 사과도 요구하지 않고, 오직 윤 대통령을 흠집 내기 위한 적반하장(賊反荷杖)식 행태에 공조하는 민주당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같은날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 <원칙과 기준을 입맛대로 바꾸는 민주당, 대한민국 질서를 흩트리는 ‘위해(危害) 세력’일 뿐입니다>를 내고 “민주당은 본 사건을 정쟁화시키기에 몰두하며 경호처장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며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은 경호의 부실함이 문제고 대통령의 경호는 과한 것이 문제가 되냐”고 비판한 뒤 “민주당은 공당이 아닌 대한민국 질서를 흔드는 ‘위해(危害) 세력’으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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