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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리뷰 신임 국장, 기자들 퇴사-‘검찰 보도 삭제’ 연관 인정

미디어오늘 조회수  

충청리뷰 신임 편집국장이 지난해 말 본사 기자들이 모두 퇴사한 일이 검찰 예산 취재를 보도하지 못한 일과 관련이 있다고 인정했다. 앞서 충청리뷰 대표가 기자들 집단 퇴사가 검찰 예산 보도와 관련이 없다고 한 발언과 배치된다.  

김천수 신임 충청리뷰 편집국장은 19일(온라인 17일) ‘법고와 창신’이란 칼럼에서 “마지막 최고참의 선임기자는 계약의 종료로, 편집국장과 부국장은 의원면직으로 함께 연말에 맞춰 사직했다”며 “알려진 대로 경영진에 의해 검찰특활비 보도 관련 칼럼이 무단 삭제된 데 따른 갈등 구도가 단초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썼다. 이어 “경영진의 몇차례 진솔한 사과가 있었지만 멀어진 신뢰는 치유되지 못했다”고 했다. 

김학성 충청리뷰 대표는 지난 1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검찰 예산 보도 문제와 기자들 퇴사는 관련이 없다”며 “기자들 일신상 사유로 그만둔 것”이라고 말했다. 

▲ 충청리뷰 김천수 신임 편집국장 칼럼 갈무리
▲ 충청리뷰 김천수 신임 편집국장 칼럼 갈무리

충청 지역주간지 충청리뷰는 뉴스타파 등 언론사들과 3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검찰예산검증 공동취재단’ 일원으로 충청지역 검찰청과 지청의 특수활동비 등 예산 자료를 취재 중이었다. 충청리뷰에선 타 언론사와 달리 기사가 나오지 않았고, 지난해 9월 이재표 당시 편집국장은 ‘사측에서 보도를 막고 있다’는 취지로 쓴 칼럼이 본인 동의 없이 지면에서 빠진 뒤 국장직에서 보직해임됐다. 비판이 나오자 보직해임은 취소됐지만 이후에도 기사는 나오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말 본사(청주) 편집국 기자 4명이 모두 회사를 떠났다. 

이후 충청리뷰는 진천·음성·충주 주재기자로 있던 김천수 기자를 차기 국장에 임명했다. 김 국장은 칼럼에서 “필자는 2011년 이전 2년 가량과 2019년부터 현재까지 지역주재로 모두 7년 가까이 활동하며 본보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다”며 “이번 사태 발발 시기에 유선상이지만 편집국 및 경영국 핵심 당사자들의 입장을 면밀히 파악하고 편집국의 요구가 정당하다고 판단해 힘을 실었다”고 했다. 

이어 “지난달 21일 표출된 연말 집단 사직 의사에 대해서는 주축 기자 중 누군가는 편집국을 이끌어 가야한다는 점에서 만류와 함께 대주주 측과의 직접 대화를 당부했고 경영진 측에도 동일한 뜻을 피력했다”며 “하지만 양 측은 가능한 선을 이미 넘어 상황은 종료 상태라는 뜻을 밝혔고, 연말호에 의원면직 사고(社告)가 인쇄돼 발행됐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김 국장은 자신이 함께 퇴사하지 않고 편집국장직을 수락한 명분과 이유도 밝혔다. 그는 “이 과정에서 편집국을 이끌어 달라는 경영진의 요청을 받았다”며 “이 몸마저 뿌리친다면 ‘리뷰’가 쌓아온 명맥은 이어질 수 있는 것인가. 누군가 말했던 그 총체(總體)에 미치는 영향과 사운(社運)이 걸린 문제가 아닐 수 없어 고민이 깊었다”고 했다. 또 “원거리 통근이란 한계가 있지만 편집권의 독립과 일시적 보직이 아닌 정식 임용을 담보하는 상황에서 수락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도 했다. 

여기 나오는 ‘총체’는 이재표 전 국장이 지난해 9월말 썼지만 사측이 삭제한 칼럼에 나오는 표현이다. 이 전 국장은 당시 칼럼에서 검찰예산 보도가 나오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충청리뷰 ‘총체(總體)’의 동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사측이 보도를 막고 있다는 걸 암시했다.

▲ 충청리뷰 1월19일자 1면
▲ 충청리뷰 1월19일자 1면

김 국장은 떠나는 기자들을 붙잡으려 한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기존 편집국 일부 멤버에게 외부 필진으로라도 남아 있을 것을 간청했지만 고사했다”며 “필진 섭외에 응했던 몇몇 외부 인사들은 성명서를 발표한 일부 시민단체의 영향을 받아 기고 의사를 철회하기도 했고 어떤 이는 ‘검찰 기사’가 바로미터가 되었는데 ‘쓸 것인가’를 묻기도 했다. 그리하면 기고에 응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고 했다. 떠난 기자들이 자료를 넘기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충청리뷰는 검찰 예산을 보도할 수 없다. 

미디어오늘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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