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 배달로 식어 빠진 국수를 먹게 된 고객이 초보 배달 기사에게 친절을 베푼 사연이 한 겨울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배달 기사님한테 문자가 왔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국수를 먹고 싶어 배달시켰다. 그런데 예정 배달 시간을 훨씬 초과해 1시간이 넘어도 음식은 도착하지 않았다.
그러던 차 배달 기사가 전화가 와서 “오토바이가 아닌 차량으로 운전해서 좀 막힌다. 죄송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목소리를 들으니 나이 좀 드신 아버지뻘 어르신 같았다.
A 씨는 ‘오토바이로 배달해도 여러 집 들러서 늦게 도착하는데 차로 배달하면 어쩌라는 거지’ 하는 생각에 짜증이 났다. 그래도 뒤늦게 도착한 식은 국수를 입에 털어 넣었다.
얼마 뒤 A 씨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발신자는 배달 기사였다.
문자에는 경어체로 ‘선생님 배달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제가 경력이 짧아서 빠르지를 못해 그런 것이니 너그러운 양해 있으시길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진심 어린 사죄를 받은 A 씨는 곧바로 ‘아닙니다. 항상 운전 조심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덕담이 어린 답장을 보냈다.
이에 배달 기사는 ‘네 정말 감사합니다. 새해에 다복하시길 바랍니다’라고 화답하면서 자칫 스파크가 날 수 있었던 사태가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A 씨는 “당신보다 새파랗게 어린 나에게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붙여가면서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 기분이 오묘하면서도 짜증 났던 감정이 수그러들었다”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인정이 많은 듯”, “솔직히 환불해도 상관없는데”, “국수가 1시간 넘게 늦게 오면 퉁퉁 불었을 텐데”, “인성 갑이시네”라며 글쓴이를 칭찬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