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저출생 대책을 동시에 꺼냈다. 인구위기의 현실화를 저출생 대책 공약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는 각오다. 이와 함께 여야가 공통 공약 중 일부를 21대 국회 임기 내에 합의 처리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국민의힘은 18일 서울 강남구 휴레이포지티브에서 총선 1호 공약으로 저출생 관련 정책인 ‘일·가족 모두 행복 공약’을 공개했다.
여당의 저출생 공약은 관련 문제를 개인이 아닌 국가책임으로 돌리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부총리급 인구부를 신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인구부는 저출생 정책의 컨트롤타워를 담당할 예정이다. 여성가족부 업무를 흡수하고 여러 부처에 흩어진 저출생 정책을 인구부로 통합하겠다는 입장이다. 저출생 대응 재원 마련을 위해 ‘저출생대응특별회계’를 신설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남녀고용평등법을 개정해 출산휴가·육아휴직 등의 자유를 보장하고 육아휴직 급여 상한액도 기존 15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특별한 돌봄이 필요한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유급 자녀돌봄휴가 신설, 육아기 유연근무 취업규칙·근로계약서·정기적 공지 의무 부여, 대체인력 공급을 위해 대체인력 인센티브 제공 및 외국인근로자 고용허가 한도 상향, 육아 동료수당 중소기업 육아휴직 대체인력지원금 인상, 가족친화 우수 중소기업 법인세 감면 등의 공약도 함께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국회 본청에서 ‘대한민국 생존을 위한 저출생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민주당의 저출생 종합대책은 △주거 △자산 △돌봄 △일·가정 양립 등으로 세분화된다. 우선 저출생 대책 관련 주택 정책으로는 ‘우리아이 보듬주택’ 공약이 있다. 여기에는 두 자녀와 세 자녀 출산 시 각각 24평과 33평에 해당하는 분양전환 공공임대 주택을 분양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또 신혼부부 주거지원 대상을 현행 7년차에서 10년차까지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산 형성을 위한 드림(Dream) 패키지도 공개했다. 결혼·출산 지원금 도입과 결혼 시 소득·자산과 상관없이 모든 신혼부부에게 가구당 10년 만기 1억원을 대출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중 1억원 대출은 저출생 대책과 연계해 모든 출생 자녀 수에 따라 원리금을 차등으로 감면하도록 했다. 특히 셋째 자녀 출생 시에는 무이자와 원금을 전액 감면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아이키움카드와 우리아이자립펀드를 통해 부모와 자녀를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아이돌봄서비스 무한책임 보장도 있다. 관련 대상자 선정 시 소득 재산 기준을 모두 폐지하고 본인부담금도 현행 최대 85%에서 20% 이하로 낮추는 내용이다. 민간돌봄서비스의 국가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일도 포함됐다. 아울러 여성경력단절 방지를 위한 정책과 남성육아휴직 보장 등의 정책도 꺼냈다. 저출생 관련 정책을 종합적으로 수립·집행하는 인구위기 대응부처 신설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양당이 저출생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해 앞다퉈 공약을 내놓음에 따라 21대 국회 임기 안에 인구부 신설 등 일부 대책을 합의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 인구부 설치는 정부조직법 개정 사안인 탓에 여야의 합의가 필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저출생 문제 해결에 대한민국의 운명이 달렸다. 여야의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지금이라도 추경을 편성해 바로 시행하자”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정희용 원내대변인은 이날 본지에 “합의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면 언제든지 합의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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