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불출마에도 ‘낙·준’ 이견…양향자, ‘한국의희망’ 당명 고수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최평천 기자 = 극단의 정치를 타파하겠다며 거대 양당에서 뛰쳐나온 정치인들이 ‘제3지대 빅텐트’를 세우기 위해 물밑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각 세력 간 신경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국민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는 목표 의식은 분명하지만, 초반부터 각론에서 견해차가 돌출해 실제 ‘빅텐트’가 서기까지는 장애물이 적지 않아 보인다.
현재 ‘빅텐트’에 참여하는 그룹은 5개로 정리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하는 개혁신당,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만든 새로운미래, 민주당을 탈당한 비명(비이재명)계 3인의 미래대연합,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희망,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이다.
금 전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제3지대 통합 정당을 띄우기 위한 실무 협의기구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다섯 개의 세력이 각자의 깃발을 들고나와서는 중도층 표심을 제대로 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의 발로다.
미래대연합의 조응천 의원도 18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통합을 위한) 대화를 시작하고자 한다”고 했다.
통합 당위성에는 공감대가 있는 듯하지만, 문제는 디테일이다.
특히 제3지대의 상징적인 양대 축인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과 이낙연 전 대표가 몇가지 사항에서 미묘한 입장차를 보여 주목된다.
이 전 대표는 16일 공개된 신동아 유튜브와의 인터뷰에서 이 위원장 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두고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 위원장은 “모든 것은 국민의 반응을 살펴 움직일 것”이라며 결이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 전 대표의 총선 불출마를 놓고도 시각차가 있다.
이 전 대표는 여러 차례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 위원장은 18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호남 지역에서 역할을 하셨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며 고향인 호남 지역 출마를 은근히 압박하기도 했다.
이런 차이가 생기는 배경에는 근본적으로 이들의 ‘출신’이 다르다는 점도 있다.
개혁신당 내에선 민주당에 몸을 담았던 다른 세력과 통합 논의에 속도를 내는 게 맞느냐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층 중에서도 보수 성향에 가까운 지지층이 타깃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일단은 자신들만의 총선 공약을 발표하고 창당을 완성하는 게 먼저라는 것이다.
미래대연합의 김종민 의원은 최근 CBS라디오에서 “(개혁신당과) 함께하기 위한 대화를 시작했다”고 했지만, 개혁신당의 한 인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화는 하지만, 연대를 위한 실무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양향자 의원은 당명 이슈까지 들고나왔다.
양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개혁신당보다는 ‘한국의희망’이 당의 비전과 가치를 더 잘 보여준다”며 “철학이 녹아 있는 당명을 그대로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가장 예민한 문제인 공천까지 감안하면 제3지대 통합론은 논의를 본격화하는 순간 험로에 빠져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초반 주도권 다툼을 벌이다가 결국 생존을 위해 빅텐트 아래로 모일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제3지대 세력들 사이에서도 아직 장밋빛 전망이 우세하다.
개혁신당 천하람 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수권 정당을 만든다는 각오라면 더 높은 수준의 화학적 결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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