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 겨냥해 ‘불륜·도박’ 음해성 투서도 난무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국민의힘이 4월 총선 공천 심사를 앞둔 가운데 텃밭인 영남을 비롯해 수도권 곳곳에서 예비 후보 간 공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공천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경쟁자에 대한 의혹 제기하면서 상호 비방전이 벌어지는가 하면 고소·고발전으로 얼룩진 사례도 등장했다.
대구 중·남구에서는 최근 한 달 사이에만 두 건의 고소·고발이 이뤄졌다.
현역 지역구 의원인 임병헌 의원은 최근 SNS상에서 중구 구의원 보궐선거 후보자 공천과 관련해 자신을 음해하려는 목적의 허위사실이 유포됐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 지역구에서는 앞서 노승권 예비후보가 경쟁자인 도태우 예비후보의 지지자들이 자신에 대한 가짜뉴스를 퍼뜨렸다며 검찰에 고소하는 일도 있었다.
대구 중·남구는 21대 국회 전반기 곽상도 전 의원이 ‘대장동 50억 클럽’ 논란으로 사퇴하면서 무주공산이 됐다가, 2022년 3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임 의원이 당선됐다.
현재 임 의원을 제외하고도 7명이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이중 서울중앙지검 1차장 출신의 노승권 예비후보는 윤석열 대통령과 대검 중수부 등에서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다.
TK(대구·경북) 지역은 이 밖에도 현역 의원을 겨냥한 음해성 고소·고발과 당에 투서를 넣는 일들이 유독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인식이 내부 경쟁 과열에 일조한다는 분석이다.
당 관계자는 18일 “불륜, 도박은 물론이고 노상방뇨 등 그야말로 기상천외한 투서가 많은데, 확인해보면 경쟁 후보 측 지지자 또는 관계자가 연루된 허위사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도 후보 간 날 선 신경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경기 하남에서는 현역 비례대표인 이용 의원이 경선을 앞두고 지역 유권자들을 상대로 사전 선거운동을 펼쳤다는 의혹이 잠재적 경쟁자인 김기윤 변호사로부터 제기됐다. 이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시절 수행실장을 지냈다.
하남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 변호사는 사전 선거운동 의혹과 관련해 이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의원이 지난달 12∼13일 자신의 이름과 사진, 정당명, 정책 성과 등이 담긴 현수막을 하남 지역에 설치했다는 게 골자다. 최근 당 윤리위원회에도 같은 내용의 징계 청구가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송파병에서는 김근식 현직 당협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인 김성용 예비후보 간 날 선 공방이 벌어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자신의 SNS에서 “친윤(친윤석열) 호소인의 골목대장 놀이 때문에 송파가 시끄럽다”며 이웃 지역구 현역인 송파을 배현진 의원을 저격했다.
배 의원이 자신의 경쟁자인 김 예비후보와 함께 공개 일정 등에 나서는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이에 김 예비후보는 이튿날 SNS를 통해 “김 당협위원장의 저를 향한 비상식적인 공격이 도를 넘고, 옆 지역에서 당무감사 1등을 한 현직 국회의원을 ‘골목대장’이라고 비꼬았다”며 “전형적인 586 운동권 세대의 구태정치는 사라져야 한다”고 맞받는 등 설전을 벌였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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